북한의 「핵속셈」과연 무엇인가(사설)

북한의 「핵속셈」과연 무엇인가(사설)

입력 1992-02-21 00:00
수정 1992-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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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이 통일되면 인구 6천3백만명,세계 제14위에 총생산규모 12위로서 통일독일을 제칠 정도로 부강해지고 「지역강대국」으로 부상하리라는 예측이 나온 적이 있다.물론 세계적인 한반도문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여기에는 「통일한국」에 대한 기대와 아울러 외경감이 표리를 이루고 있겠지만 우리로서는 희망찬 기대가 아닐수 없다.

현실은 그러나 다르다.한반도는 현재 언제라도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안고 있는 지역으로 지적된다.미국국방부가 작성한 가상시나리오는 앞으로 10년이내로 전쟁이 발발,미군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한국·이라크등 7개지역을 꼽고 있다.또 얼마전 미국방보고서를 보면 한반도는 유럽에서의 냉전소멸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면서 핵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으로 되어있다.

최근 북한의 핵개발·보유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우려는 이러한 한반도 전쟁가능성에 기초하고 있다.더구나 북한은 42년전 전쟁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또 화해와 공존의 남북한 대화속에서도 아직 기본적으로는 대남통일전선구도와 전쟁적 문제해결이라는 전략전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평양의 남북고위급회담을 지켜보면서도 우리는 그러한 인식과 의구심을 아직 버릴 수가 없다.남북한 당국의 최고책임자가 서명 비준함으로써 발효된 합의서와 비핵선언을 전국민과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데도 사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많은 사람들이 그 이행과정에 대해 확신을 갖기를 주저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비핵화선언은 발효후 한달안에 핵통제 공동위원회를 구성 발족시키도록 되어있다.이에따라 우리측은 곧바로 이 핵위원회 구성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자고 한 것이다.쉽게 얘기해 비핵화선언에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우리측 핵위구성합의서는 그동안 우리가 주장해온 시범사찰 방안을 핵공동위의 틀안에 포함시켜 해결하자는 합리적 내용도 담고 있다.여기에는 시범사찰을 거부해온 북한측 입장을 감안한 우리측 배려도 있는 것이다.북한측은 이마저 회피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 1월말 그들이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바 핵안전협정에 서명했다.그러나 협정을 비준하고 그에 따른 국제핵사찰을 받는 과정과 절차이행을 최대로 늦추면서 무언가 꿍꿍이 속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그만큼 현재로서 북한의 핵개발 포기,핵사찰수용,더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 자세에는 의문의 여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국제적 전문가의 분석으로는 북한의 이같은 속셈에는 핵사찰을 최대로 늦추면서 그 기간안에 지하핵시설을 완비하겠다는 계획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같은 세계적인 경고에 유의해야 한다.아울러 오늘날 극동에서의 탈냉전상황은 1차대전직전의 유럽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평가분석에 또한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전쟁의 발발은 어느 한쪽의 행동만으로 가능하다.북한은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로써 그 평화의지를 검증받아야 할 줄로 안다.
1992-02-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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