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단막극경쟁 「설특집극」(TV주평)

평범한 단막극경쟁 「설특집극」(TV주평)

입력 1992-02-08 00:00
수정 1992-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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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연휴동안 각 방송사들이 안방극장에 소개한 특집극들은 공을 들인 흔적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문예물과 단막극 경쟁정도로 비쳐져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특집극들은 현대물이 주조를 이룬 가운데 효·통일염원·사랑 등 다양한 주제및 소재선택과 비교적 무게있는 접근노력이 예년과는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는 했다.

3일 방영된 K­1TV의 「어두운 손」의 경우 TV문예극장의 전형격인 작품으로 도예가의 예술혼과 부정을 묵직하게 다듬어냈고 특집극중 유일한 고전인 「너의 이름은 효자」(4일 K­1TV)는 할미꽃 전설을 통해 고생끝에 키워낸 세 딸이 출가한 후 고독한 여생을 맞는 홀어머니의 「눈물겨운 희생」에 초점을 맞추었다.한편 MBCTV의 「일흔살과 일곱살」(3일)은 실향노인의 통일의지와 손자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교묘하게 연결한 아이디어가 뛰어났으며 SBSTV의 「청실홍실」(4일)은 인스턴트세대의 1회성 사랑에 경종을 울린 사랑학 드라마였다.

그러나 1시간30분 혹은 2시간짜리의 이번 특집극들은 기획과 주제선택의 면에서 돋보인 것과는 달리 연휴를 맞은 시청자들에게 얼마만큼 흥미와 의미를 함께 전달한 볼거리였느냐는 점에서는 의문이 남는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설특집물에 걸맞지 않게 너무 무거웠고 일부 프로에서는 주제부각에 치우쳐 산만함까지 느껴졌다.

특히 S­TV 「청실홍실」은 70년대 이미 다루어졌던 작품의 재각색탓인지 참신함에서 뒤졌고 주인공 경수(김영철반)와 지선(최명길반)의 대사처리 또한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비쳐져 껄끄러웠다.K­1TV 「어두운 손」에서도 아버지(전무송반)와 아들(김학철반)의 대화법이 지나치게 「연극적」이고 장면묘사 역시 부담이 커 쉽게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M­TV 「일흔살과 일곱살」은 비교적 산뜻한 볼거리로 설특집극 면모를 갖추었지만 할아버지(오현경반)의 갈등의 뿌리가 자식으로부터 받는 소외감탓인지 아니면 이북에 두고온 고향에의 그리움탓인지 분명치 않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호>
1992-02-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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