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 정치인 신물난다(서울칼럼)

저질 정치인 신물난다(서울칼럼)

권기진 기자 기자
입력 1991-12-20 00:00
수정 1991-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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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은 우리 유권자들에게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새해 3,4월에 있을 14대 총선을 통해 새로운 정치의 장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고질적인 정치폐습을 청산하고 참신하며 능률적인 국회상의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다시말해 유권자들이 앞장서 정치판을 흐리는 저질 정치인의 의회진출을 철저히 봉쇄하는 이른바 「선거혁명」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실로 제기능을 다해오지 못했다.중심을 바로잡지 못하고 파행으로 비틀거리기만 했다.대화와 타협을 외면하고 툭하면 몸싸움만 벌인 정치판이었다.이처럼 정치가 죽을 쑤니 경제도 어려워지고 있으며 사회도 갈등이 증폭되고 불안심리가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이제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는 커녕 환멸의 대상이 돼버렸다.

정치가 왜 이모양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게 됐을까.그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국회의원들이 잘못 구성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지난 13대 총선때 민주화의 격류에 휩쓸려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한 탓이다.이로인해 자질이 형편없는 사람들이 의원으로 뽑혔으며 국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던 것이다.

4년내내 국회에서 입 한번 열지 못한 의원,대화와 절충을 외면하고 몸싸움만을 벌인 의원,각종 부조리와 비리에 연루된 의원들이 있는한 국회가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은 뻔한 일이다.13대 국회는 마지막 정기국회까지도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야당의원들은 다수결원칙을 무시하고 쟁점의안처리를 육탄저지했고 이 과정에서 야당의원보좌관들도 끼어들어 집단폭행소동을 벌였으니 정말 한심한 노릇이다.애당초 13대국회는 단추부터가 잘못 끼워진 꼴이었다.

저질 정치인들은 낯도 두꺼운 모양이다.이들은 벌써부터 14대총선에 대비,사전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일부 지역에서는 금품을 돌리는 등 타락선거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이들은 주요당직자집을 뻔질나게 드나들며 공천흥정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안그래도 지금 국민들 사이에는 내년에 있을 14대 총선,기초및 광역단체장선거,14대대통령선거등 4차례선거로 우리사회와 경제에 얼마나 큰 주름을 미칠지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선거망국론까지 나올 지경이니 예삿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14대 총선체제로 전환하고 공천심사를 서두르고 있다.공천기준은 예나 다름없이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이라는 것이 당관계자들의 설명이다.요즘 당주변에서는 현역의원을 많이 교체한다는 대폭물갈이론도 흘러나오고 있다.공천결과가 자못 궁금하다.저질 정치인들이 공천을 받는 불상사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정당들이 공천과정을 개선하지 않는한 저질 정치인이 끼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이른바 밀실공천이 이뤄진다면 인물보다 돈줄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때 정당공천만을 믿을 수 없을 것이다.유권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한다.우리는 정치판을 잘못 짜 그동안 실망만 해오지 않았는가.이제 대화와 타협의 룰을 모르고 추태를 부린 정치인들은 싹 쓸어버려야 한다.

그러려면 유권자들이 깨어 일어나야 할 것이다.우리들은 흔히 공석에서는 공명선거를 외친다.

그렇지만 사석에서 만나면 지연·학연·혈연에 약해지는 면이 있다.또 후보자들에게 물질적혜택을 은연중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

이래서는 올바른 선택이 어려워진다.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인을 선택하려면 낡은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인연의식 그리고 물질적 혜택을 바라는 의식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할 것이다.그래서 투표때는 새롭고 자질있는 정치인을 찍어주어야 우리 정치가 회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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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12-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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