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1-12-14 00:00
수정 1991-12-1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분명 그것은 기쁜 소식이다.반기고 환영하며 흥분해야 할 소식이다.그런데도 마음 놓고 기뻐만해지지 않는것은 무슨 연유에서 일까.「유보된 기쁨」의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그동안 경험해온 남·북대화의 역사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남·북대화가 처음 시작된 것은 71년의 일.닉슨독트린등으로 동아시아정세가 유동기로 접어들던 시기였다.1천만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한 우리의 제의에 북한이 호응해 이루어진 남·북적십자회담이 남·북대화의 효시였다.◆이와 병행된 남·북정부당국자간의 비밀교환 방문을 거친 7·4공동성명에 흥분했던 기억이 새롭다.그러나 20여년의 1백90여차례 대화의 역사는 희망보다 실망을 더 많이 안겨주는 것이었다.이산가족교환방문 실현의 성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월남패망때등 북한의 일방적 필요에 따라 중단되기도 하고 재개되기도 하는 대화에 우리는 그저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었다.◆작년 9월 최초의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렸을때만 해도 그것이 오래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얼마 안되었다.다섯차례나 교환된 것만해도 대견 스러운데 이번에는 「화해·교류및 불가침」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졌다.영문을 몰라하는 기분이 안들겠는가.◆그리고 하는 말들이 다.『김일성이 궁하긴 궁한 모양이야』,『어지간히 급한 모양이지』,『이번 대표단은 딴사람처럼 순했다던데』.50억달러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의 경협자금을 빨리받아 가려는 속셈 때문이라는 해설이 그럴듯 하다.그러나 동구·소련 돌아가는 것도 봤고 중국의 실상도 아는터.전술·전략·통일전선 그 다 부질없는 일,이제 민족의 장래를 생각할 때도 되기는 했는데 글쎄 좀더 두고 볼 수 밖에.

1991-12-14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