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주의 원칙 지키라(사설)

의회주의 원칙 지키라(사설)

입력 1991-11-29 00:00
수정 1991-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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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간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태는 그 경위와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었다.이른바 쟁점의안들을 놓고 야당은 폭행도 불사하는 저지와 농성등 버려야할 구태로 맞서고 있어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여야는 각각 파행의 결과를 놓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으나 국민들은 냉소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와 비슷한 모습을 과거 정기국회말기마다 흔히 보아오던 것이기 때문이다.다만 올해는 총선을 앞둔 시기이기에 다른 해보다 심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의회주의의 원칙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케 해준다.국회에서 어떤 의안을 심의할때 찬성하면 별문제가 없지만 반대하거나 이의가 있을 경우 대안을 내놓고 설득력있는 토론을 벌인후 민주적 회의절차에 따라 표결로써 결론을 내려야함은 상식이다.이때의 대안은 보다 합리적이면서도 국민의 여론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그야말로 개정의 참뜻을 살리는 것이어야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이같은 원칙에서 크게 벗어났다.야당의 경우 쟁점의안에 대해 일부 여론에 편승 또는 영합하여 무조건 반대 또는 무리한 내용의 대안을 내놓았고 실력 저지라는 구태만발한 행동방식으로 대응했다.소수이면서 「내의견이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적 자세를 보인 것이다.그렇다면 모든 의안은 다수결이 아닌 완전 합의제에 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 밖에 안되며 이는 의회주의원칙에 대한 도전일수 밖에 없다.

그 보다는 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여당을 설득하고 반영도를 높이는 방법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예를 들어 추곡수매안건의 경우 나라살림에 주름살이 가는 무리한 대안을 내놓았다가 하나도 반영이 안된채 일반미 7%인상에 8백50만섬의 정부·여당안이 일방처리되기 보다는 다만 2∼3%포인트라도 더 올리고 몇십만 또는 1백만섬이라도 수매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여당을 설득하여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보다 「농민을 위한 길」이 아닌가.

그런데도 반영되기 어려운 높은 숫자를 내놓고 결과적으로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면서도 「우리는 농민을 위해 이렇게 노력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정직한 짓이 아니다.이는 모든 결과가 상대방 때문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구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의 또 한가지 잘못은 폭력을 썼다는 점이다.폭력에 대한 국민의 반감 때문에 국회나 의원전체를 불신하는 평가를 받는다면 국회와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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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당도 야당을 설득하고 국민에게 의회민주주의의 참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앞으로 남은 회기동안이라도 보다 정정당당하게 국회를 이끌어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짐해야 할 것이다.
1991-11-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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