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실무회담을 주시한다(사설)

남북 실무회담을 주시한다(사설)

입력 1991-11-10 00:00
수정 1991-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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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고위급회담 대표들이 11일 판문점에서 첫 실무회담을 갖는다.이 회담은 지난달 평양에서 열렸던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평양회담에서 양측은 남북간 기본합의서를 단일문건으로 한다는 것과 그 명칭·구성등에서 합의한 뒤 실질적인 현안문제는 실무대표들간의 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었다.

우리는 평양회담에서 이끌어낸 합의가 회담의 모양을 갖추기 위한 표피적인 것에 불과하지만 형식문제를 놓고 다투던 지루한 소모전을 끝내고 앞으로는 본질문제를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적지만 의미있는 합의」로 평가했으며 「남북대화는 이제부터」라고 강조한 바 있다.따라서 1주일에 한번씩 열리는 실무대표회담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남북의 책임있는 당국자들이 실무회담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으리라고 믿지만 서로가 화해와 호양의 정신을 발휘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면 한다.또 실무회담에서의 성과가 오는 12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튼실한 결실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첫 실무회담을 앞두고 우리측대표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대화의 원칙을 확고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것과 이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대화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우리측의 주장중에서 타협할 것은 타협하고 북측의 제의중에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하지만 타협할 것과 타협해서는 안될 것을 명확히 해야하며 받아들일 것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에도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원칙에 충실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대화를 어렵게 하고 진통도 클 수밖에 없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회담진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남북은 지금 정치·군사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또 남쪽은 실천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북쪽은 선언적인 의미에 집착하고 있다.

이같은 대화의 자세는 서로가 한발짝씩 물러서면서 절충을 해나갈 경우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그러나 우리측이 일관되게 촉구하고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것은 북한의 핵무기개발 포기이다.노태우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평화구축을 위한 획기적인 결단을 내린 이상김일성주석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우리측 대표들은 11일의 첫 실무회담에서 이 점을 강도있게 촉구해야 한다.핵문제에 관한 우리 정부의 태도는 단호해야하며 실무회담에서도 이같은 태도가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또 하나 분명하게 따져야 할 것은 북한의 이중적인 대남전략이다.

남북이 유엔에 함께 가입한 후 한반도에는 두개의 국제법적 실체가 엄존하고 있는 데도 북한은 「하나의 조선」논리를 강변하고 있으며 고위급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데도 우리 정부를 비방중상하고 인민들의 적개심을 부추기는 언동을 일삼고 있다.이래서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한다.현재의 북한실정으로 정치·군사문제의 타결이 어렵다면 이산가족 교류와 경제협력확대 등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일부터 타결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남북의 실무회담이 밝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어 주기 바란다.
1991-11-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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