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간의 관계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말을 흔히 한다.이해관계의 변화에 따라 간단히 적이 우방이 되기도 하고 우방이 적이 되기도 하는것을 두고하는 말이다.소련개혁 이후의 세계는 그말을 특히 실감나게 한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그중에서도 한소관계의 변화는 가장 극적인 것이라고 할수 없을까.◆한국에 있어 소련은 어떤 나라였는가.분단의 일차적인 원인제공의 나라였다.민족적 비극의 한국전쟁에도 중대한 책임이 있다.거부권에 의한 유엔가입 저지는 물론 민주화통일을 결정적으로 방해해온 대표적인 적대국의 하나였다.KAL기 격추참사는 최근의 만행.영원히 화해할수 없을것 같았던 나라였다.◆그 소련을 우리대통령이 적극 비호하고 나섰다.유엔총회연설에서다.소련은 개혁의 희생을 치르고 있고 그희생의 혜택은 세계와 인류가 누리게 될것이니 지금 번영하고 있는 모든 나라들이 소련을 지원해야 할것이라고 촉구했다.판킨 소련외무장관이 우리대통령을 찾아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할 정도로 파격적인 지원이었다.◆8월의 소련 쿠데타 소동때 세계에서 가장 큰 실망과 안도를 느낀 나라를 꼽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한국이었을 것이다.미국이나 소련보다 더 우리가 실망했고 안도했다면 지나칠까.극단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소련의 변화가 가져온 한국의 변화다.30일(한국시간 10월1일)」은 한소수교의 1주년이 되는 날.그동안 양국정상의 교환방문이 있었고 남북한유엔동시 가입도 이루어지는등 변화의 사건들이 1년을 연이었다.◆이제부터도 한소관계는 더욱 발전되어 나갈수밖에 없을것이다.국가적 이해관계가 크게 일치되고 있기 때문이다.서로가 보완적이고 서로를 필요로 하는 대목들을 눈감고 짚어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한동안은 그런 이해와 보완의 관계에 변화가 있을것 같지도 않다.한소관계의 다음은 「선린우호동맹」일까.
1991-10-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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