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연쇄 정상회담의 의의

노 대통령 연쇄 정상회담의 의의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1-09-24 00:00
수정 1991-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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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핵 포기”에 한·미 공동보조 확인/유엔 무대서 다자간외교 “시동”/「서울선언」 앞두고 아태협력의 틀 모색

노태우대통령이 23일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한·말레이시아,한·뉴질랜드등 일련의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유엔무대를 중심으로 한 우리의 다자간 외교가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하루에 3차례의 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우리가 이번에 유엔 정회원국으로서 가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특정국가의 원수가 다른 나라 원수들과 이같은 연쇄회담을 갖는 외교적 관행은 유엔총회에서 열리는,특히 각국 원수들이 총회기조연설을 하는 기간중에만 이뤄지는 것이 통례이다.회원국 원수가 아닌 옵서버국의 원수로서는 이처럼 연쇄회담을 가질수가 없을 뿐 아니라 이 기간중엔 유엔무대에 나설 수도 없었던게 과거 우리의 현실이었다.

노대통령과 부시미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은 30여분간에 불과했지만 두 정상은 이미 두달전인 7월초에 워싱턴에서 회담을 가졌기 때문에 기본적인 인식의 교환은 이뤄져있는 상태여서 이번에는 이를 바탕으로 재확인을 하는 자리였다고 볼 수 있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핵개발포기를 위한 양국 공동의 외교적 노력 전개 ▲성숙되고 지속적인 동반자 관계의 재확인 ▲소련의 개혁과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 ▲11월 제3차 아태각료회의서울총회를 이 지역협력의 모태로 삼아 협력의 틀을 마련해 나간다는 점등에 의견을 같이 했다.

이같은 사안에 관해 양국 정상이 쉽게 의견일치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최근의 소련사태,남북한 관계등 국제정세전반에 대해 한미양국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앞으로 두달뒤인 11월말쯤에는 부시대통령이 동아시아및 호주순방 일환으로 서울을 방문,금년들어 3번째의 한미정상회담을 갖게돼 있어 한미관계는 그 어느때 보다도 긴밀하고도 돈독한 관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뉴욕회담에서는 시간의 제약도 있었지만 한미간의 통상·무역등 쌍무관계는 일체 논의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11월말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예상된다.

특히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한문제는 남북한 당국이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한다고 밝힌 것은 오는 10월 하순의 제4차 남북고위급 평양회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휴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신뢰를 바탕으로한 군비축소(한반도 핵문제포함),물적 인적교류확대등에 대한 기대를 간접적으로 표시할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말레이시아,한·뉴질랜드 정상회담은 우리나라와 이들 국가간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없다는 점에서 일종의 아·태지역국가정상들과의 포괄적인 협력강화차원에서 이뤄진 회담이라고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나 뉴질랜드는 미국과 함께 아시아·태평양각료회의(APEC)의 회원국이라는 공통점에서도 알수 있듯이 역내경제협력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11월 APEC 서울총회에서 「서울선언」을 채택키로 이미 역내회원국들의 실무자회의에서 의견접근을 본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아·태협력의 기본틀을 마련해야된다는 데는 별 견해차가 없었다.

다만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의 입장은 자신들이 제창하고 있는「동아시아 경제그룹」(가급적 미국을 배제한 역내협력방안)주장과 관련,다소의 입장차이를 나타낸것으로 알려지고는 있으나 아·태역내국가들이 긴밀한 협력방안을 모색해야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던 것같다.

말레이시아측은 특히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에 따라 말레이시아인의 한국기술연수,한국센터건립등 한·말레이시아간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어 양국경제기술협력,무역확대등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더욱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대통령은 일련의 정상회담중간에 나카야마 타로(중산태낭)일본외무장관을 접견했는데 이는 카이후 도시키(해부준수)일본총리가 유엔에 오지않은 점을 감안,한일간의 긴밀한 유대관계지속의 의미를 시사해준다고 할 수 있다.

한때 북한의 유엔가입을 계기로 그들의 국가승인을 검토했던 일본정부가 방침을 바꿔 「가입과 승인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핵사찰수용등 일·북한수교협상 5개원칙을 지키려는데 대한 우리정부의 평가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대통령이 이날 뉴욕에서 가진 일련의 정상외교는 총체적으로 보아 유엔정회원국이 된 한국의 위상을 실증해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뉴욕=이경형특파원>
1991-09-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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