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고르바초프의 실각·복귀로 이어지는 소련의 격변에 이목을 빼앗기고 있던 그 순간,중국동북단 연길시에선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한 과학기술자1백50명이 한데 모여 학술대회를 열고 있었다.
91국제과학기술학술회의란 공식명칭으로 지난20일부터 4일간 열린 이 학술대회는 과학기술에 주제가 한정된 모임이었지만 양측의 정치협상이 평행선을 긋고있는 가운데 남북학자들이 대규모로 얼굴을 맞댈수 있었다는 점에서 남북민간·학술교류의 청신호로 받아들여도 좋을성 싶다.특히 이번대회에 참가한 북한의 엘리트과학자들이 보여준 남북교류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와 유연성은 그것이 곧 남북교류의 활성화를 의미하는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북한사회저변의 깔린 변화기운을 감지케한다.또 이러한 태도변화는 정치협상과는 별도로 민간학술교류를 타진·추진해보려는 북한정부의 조심스런 시도까지도 엿보게한다.
북한이 외부세계와의 과학기술교류를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고있는지는 이번대회 참가북한과학자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도 쉽게 가늠해볼 수 있다.그들은 한결같이 『김정일비서께서는 자본주의기술이라도 필요하면 다 받아들이고 과학기술교류에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하셨다』며 시종일관 적극적으로 회의에 임했다.이전과 달리 허심탄회하게 과학기술분야의 남북교류필요성을 강조하며 부족한 점은 동포끼리 돕고 배워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남조선의 전자기술에 관심이 크다』는 김일성종합대의 한 주임교수는 『학자의 심정이 어디가겠는가』라며 교류에 대한 열망을 털어놓았다.그들의 모습에서는 「주체」라는 원칙고수만으로는 더이상 지탱해갈 수 없는 생산력저하와 위기의식을 엿볼수 있었다.그들 북한 최고과학엘리트의 관심은 어떻게하면 첨단과학기술을 경제력과 생산력향상에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점에 집중되고 있다.
북한 어느곳에서도「주체 생산 과학」이란 표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북한이 얼마나 과학기술발전에 부심하는지를 짐작케한다.이제 북한도,과학이란 국가경제력과 직결되며 과학기술없이는 국가자존은 물론 생존조차 유지할 수 없다는 주지 의 사실을 피부로 느끼는듯하다.그리고 이제 이념적원칙고수와 사회경제적생산력향상이란 두가지 양립하기 힘든 가치선택의 오랜 갈등끝에 어쩔수없이 외부세계와의 교섭·교류를 통해서만 과학발전(경제재건)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한듯 보인다.
4일간의 짧은 연길대회동안 북한의 엘리트과학자들은 결코 마음편치 못했을 것이다.남쪽과의 과학기술격차에 대한 실감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무엇보다 같은 사회주의 인민인 연길시민들(특히 조선족)의 남과 북에 대한 차별대우가 더 마음에 걸렸을 것이다.그러한 편치못한 마음때문인지 그들은 『남쪽이 교류를 통해 독일식흡수통합을 노리고있다는 것도 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어쩔수없이 편치못한 마음으로 교류의 장을 내다보고 있는 북한과의 보다 바람직한 관계를 위해선 「남쪽이 세게 끌어당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않도록,북한 스스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를 주어야 할 것 같다.
91국제과학기술학술회의란 공식명칭으로 지난20일부터 4일간 열린 이 학술대회는 과학기술에 주제가 한정된 모임이었지만 양측의 정치협상이 평행선을 긋고있는 가운데 남북학자들이 대규모로 얼굴을 맞댈수 있었다는 점에서 남북민간·학술교류의 청신호로 받아들여도 좋을성 싶다.특히 이번대회에 참가한 북한의 엘리트과학자들이 보여준 남북교류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와 유연성은 그것이 곧 남북교류의 활성화를 의미하는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북한사회저변의 깔린 변화기운을 감지케한다.또 이러한 태도변화는 정치협상과는 별도로 민간학술교류를 타진·추진해보려는 북한정부의 조심스런 시도까지도 엿보게한다.
북한이 외부세계와의 과학기술교류를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고있는지는 이번대회 참가북한과학자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도 쉽게 가늠해볼 수 있다.그들은 한결같이 『김정일비서께서는 자본주의기술이라도 필요하면 다 받아들이고 과학기술교류에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하셨다』며 시종일관 적극적으로 회의에 임했다.이전과 달리 허심탄회하게 과학기술분야의 남북교류필요성을 강조하며 부족한 점은 동포끼리 돕고 배워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남조선의 전자기술에 관심이 크다』는 김일성종합대의 한 주임교수는 『학자의 심정이 어디가겠는가』라며 교류에 대한 열망을 털어놓았다.그들의 모습에서는 「주체」라는 원칙고수만으로는 더이상 지탱해갈 수 없는 생산력저하와 위기의식을 엿볼수 있었다.그들 북한 최고과학엘리트의 관심은 어떻게하면 첨단과학기술을 경제력과 생산력향상에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점에 집중되고 있다.
북한 어느곳에서도「주체 생산 과학」이란 표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북한이 얼마나 과학기술발전에 부심하는지를 짐작케한다.이제 북한도,과학이란 국가경제력과 직결되며 과학기술없이는 국가자존은 물론 생존조차 유지할 수 없다는 주지 의 사실을 피부로 느끼는듯하다.그리고 이제 이념적원칙고수와 사회경제적생산력향상이란 두가지 양립하기 힘든 가치선택의 오랜 갈등끝에 어쩔수없이 외부세계와의 교섭·교류를 통해서만 과학발전(경제재건)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한듯 보인다.
4일간의 짧은 연길대회동안 북한의 엘리트과학자들은 결코 마음편치 못했을 것이다.남쪽과의 과학기술격차에 대한 실감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무엇보다 같은 사회주의 인민인 연길시민들(특히 조선족)의 남과 북에 대한 차별대우가 더 마음에 걸렸을 것이다.그러한 편치못한 마음때문인지 그들은 『남쪽이 교류를 통해 독일식흡수통합을 노리고있다는 것도 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어쩔수없이 편치못한 마음으로 교류의 장을 내다보고 있는 북한과의 보다 바람직한 관계를 위해선 「남쪽이 세게 끌어당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않도록,북한 스스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를 주어야 할 것 같다.
1991-08-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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