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평통해외자문위원 격려사/요지

노 대통령 평통해외자문위원 격려사/요지

입력 1991-08-29 00:00
수정 1991-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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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불행한 사태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레닌의 10월혁명이후 지난 74년간 공산주의의 종주국이던 소련에서도 공산당이 간판을 내리고 공산주의는 와해되었습니다.

동유럽의 모든 나라에서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소련에서 마저 공산체제가 무너진 이제 북한만이 폐쇄된 공산체제를 지탱할 수 있겠습니까.

이 개방된 세계에서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도도한 역사의 물결을 북한은 외면할 수도,거스를 수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가져다준 냉전체제 자체가 이제는 완전히 허물어 졌습니다.

북한은 변화할 것이며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달뒤 남북한은 나란히 유엔의 회원국이 됩니다.

북한이 종래의 완강한 태도를 바꾸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키로 한 것은 더 이상의 고립으로는 그들 스스로의 발전은 물론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각성의 시작일 것입니다.

우리가 한 나라가 아닌 두 회원국으로 유엔에 들어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남북한이 통일로 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거쳐야하는 중간단계일 뿐입니다.

남과 북이 상호실체를 인정하지 않고는 진정한 대화도,공존공영하는 관계도 이룰 수 없습니다.

「북방정책」은 우리가 평양으로 바로가는 길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모스크바와 북경,유엔을 경유하여 평양으로 가는 길을 트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하는 것이 통일의 튼튼한 기반을 다지는 길이라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민주주의를 여는 전환기적 상황속에서 국민들의 어려움도 컸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과 긍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힘이 아니라 국민의 의사와 합의에 바탕한 민주적 안정이 굳건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경제도 어려움은 안고 있으나 한해 8∼9%의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1996년 쯤이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21세기에 들어서면 1만5천달러로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냉전시대 서방세계의 변두리 나라였던 우리나라는 이제 미국과 일본,중국과 소련을 오가는 한가운데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21세기를 10년 앞둔 지금 한국은 새로운 국제질서의 형성을 앞장서 이끄는 이 세계의 한 중심국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동서독이 통일을 이루었고,유럽이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한반도만이 냉전으로 분단된 땅으로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세계와 역사의 거대한 흐름이 우리의 자주통일시대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제 통일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우리의 주도적 노력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오늘을 사는 바로 우리 세대가 보릿고개가 길고 서러웠던 가난한 나라,전쟁이 모든 것을 폐허로 남기고간 나라를 번영하는 선진국으로 만들고 7천만 겨레가 한 울타리속에 살아갈 통일된 나라를 이룰 것입니다.

이제 우리에겐 그것을 이 세기안에 이룰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이 넘칩니다.

앞으로 몇년간이 우리 겨레의 장래와 운명을 가름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이 민족적 소망을 이루는데 온 국민은 물론 세계의 한민주 모두가 뭉쳐야 할 때입니다.
1991-08-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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