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1-07-08 00:00
수정 1991-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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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신도 9백12만여명,스님 1만3천3백87명,사찰 1천6백94개를 거느리고 있는 한국 불교의 으뜸 종단.해방후 새로지은 사찰과 암자를 제외하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고찰의 거의 전부가 이 종단 소속이다.법맥계승의 정통성이나 교세에서 「한국불교=조계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이 거대한 종단이 요즈음 종정추대를 위한 집안싸움으로 시끌시끌하다.지난 1월 이성철종정이 임기만료로 물러난뒤 6개월이 지나도록 후임종정을 추대하지 못한채 내분을 일삼고 있는 것은 이 종단의 양대문중 범어문중과 덕숭문중 간의 뿌리깊은 대결의식 때문.◆해인사·범어사 등을 주축으로 하는 범어문중에서는 해인사의 이성철스님을 다시 종정으로 추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법주사·불국사가 주축이 된 덕숭문중에서는 불국사의 최월산스님을 새 종정으로 모셔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종정은 조계종의 법통을 대표하는 종단의 어른.실권은 없지만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종정추대가 문중간의 다툼으로 번지자 성철·월산 두 큰스님이 스스로 사퇴의사를 표명했는데도문중싸움의 불꽃은 사그러지지 않고 있다.◆참입개경이랄까.최근에는 총무원장퇴진운동까지 겹쳐 조계종의 내분은 이전투구의 양상.서의현 현총무원장을 반대하는 「중흥회」란 단체가 원장스님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신문광고까지 내면서 공개적으로 퇴진을 강요하고 있다.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내용을 폭로하는 속셈을 짐작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부끄러운 짓을 공공연히 저지르는 스님들의 양식이 의심스러울 정도.◆불교에서의 믿음의 대상은 불·법·승 삼보.거룩한 부처님·거룩한 가르침·거룩한 스님을 뜻한다.그런데 오늘날 거룩한 스님은 어디에 숨어 있는가.이제라도 스님들은 다툼을 끝내고 「무소유」,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화해와 자비의 부처님 뜻을 구현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1991-07-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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