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표 끌자”… 「허풍공약」 판친다

“한표 끌자”… 「허풍공약」 판친다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1991-06-17 00:00
수정 1991-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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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양 자매결연”·“금융실명제 실시”/“시 직제 개편”등 대부분 월권사항/“대북 결혼 핫라인 추진” 큰소리도

휴일이자 시·도의회선거를 나흘 앞둔 16일 전국 4백68개 선거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로 선거유세가 사실상 끝나게 됨에 따라 각 정당 및 무소속 후보들은 막바지 득표작전에 들어갔다.

후보들은 초반부터 불법타락으로 과열현상을 빚고 있는 이번 선거에 냉담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국회의원선거전을 방불케 하는 홍보전을 벌이며 표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선거 양상이 정당간 대결구도 속에서 무소속 후보가 대거 출마,유권자들이 인물과 공약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 각 후보들은 이날까지 유례없이 많은 공약을 쏟아내 공약의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공약의 대부분은 시도의회 수준을 넘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해결하기 힘든 공약이거나 단지 유권자들의 호기심을 끌기 위한 일회성·선심성인 것들이 많다.

서울 도봉구의 한 후보는 주민들에게 보낸 선거공보에서 정치적·사회적 부조리 척결운동 전개,금융실명제 및 공직자 재산공개제 적극 추진,중소기업 육성방안 등 모두 7개의 공약을 제시했으나 대부분이 시의원의 수준을 넘어 실현불가능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송파구의 한 후보는 부동산투기 근절과 전세값 안정을,다른 후보는 통일을 추진하기 위해 평양과 서울시와의 자매결연을,관악구의 한 후보는 토지공개념제 실시 등을 각각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영등포구의 한 후보는 『시민을 무시한 서울시 직제를 소신있는 공무원들의 책임행정이 가능하도록 개편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서울시 직제개편은 총무처와의 협의를 거쳐 국회에서 법개정이 필요한 입법사항이라는 점에서 무책임한 공약에 가깝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등포구의 또다른 후보는 『여의도 샛강에 한강물을 끌어들여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공원화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나 이 문제는 환경처·건설부와 협의해야 될 뿐 아니라 실제 공약대로 실행할 경우,이웃 도로가 침수되거나 물이 썩어 강물 오염이 심각해질 위험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낡은 아파트가 밀집돼 재건축 민원이 많은 서울 송파구 등의 후보들은 『20년 이상으로 규정된 아파트 재건축 허가기한을 대폭 단축해 빠른 시일 안에 재건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으나 재건축허가 기한은 대통령으로 규제된 사항으로 하위법인 지방자치단체 조례 및 규칙만을 개정할 수 있는 시의원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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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노총각·독신여성의 결혼을 위해 정부 전산망에 이들 명단을 압력하고 전화 한 통화로 북한지역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충북 청주),『화목한 집안을 위해 가정콘서트를 자주 열겠다』(서울 마포구),『영세민 1천5백가구에 추석과 설날 제수용품비용을 제공하겠다』(대구 중구)는 등의 일회성·선심성 공약도 난무하고 있다.<황성기 기자>
1991-06-1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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