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업지역 확대는 무리(사설)

서울 상업지역 확대는 무리(사설)

입력 1991-06-17 00:00
수정 1991-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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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2개 전구의회가 지역개발과 재정자립도를 높인다는 근거로 1백82개 지구 2백66만평의 상업지역 확대를 일제히 요청하고 또 서울시는 이를 모두 승인할 것이라는 방침이 알려졌다. 의회의 주문이고 지자제 운영의 첫 난관이 재정확보이므로 이 승인원칙에 전면거부를 할 만한 상황도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과연 이 나라의 서울과 서울이라는 세계적 대도시의 발전양상은 앞으로 어떤 모양이 될 것인가에 우리는 잠시 머물러 생각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렇잖아도 서울 같은 도시의 발전은 유례가 없다. 지금 강남지역의 상당수 아파트들의 경우를 보자. 지하실에 술집이 있고 퇴폐로 몰리는 이발소들이 있다. 1층은 음식점이기 일쑤이고 2층 역시 상점들이 들어가 있다. 그 위에서 시민들이 잠을 잔다. 아파트라는 게 이미 닭장이냐,벌집이냐로 지적을 당하면서 가장 사람 살기에 부적절한 주거공간이라는 자성을 문명적으로 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더하여 주거공간·상업공간·위락공간까지를 한데 묶은 구조물로 만들어 사용하는 특별한 병폐 속에있는 셈이다.

이 속성속에 한번 더 집중적으로 상업지역을 투여한다는 것은 앞으로 더 물량적으로 주거공간을 상업화와 위락화에 함몰시킬 것이라는 심각함을 갖게 한다. 따라서 이 기회에 주거공간을 확실히 주거독립공간으로 구분하고 적어도 상업공간과 위락공간들은 그대들로 구획을 따로 정해야 한다는 조건부 혁신을 하지 않는 한,우리의 도시적 삶의 몰골은 굳이 따질 것도 없이 심한 피폐성의 전형이 될 것이다.

더욱이 서울정도 6백년기념사업을 눈앞에 하고 있다. 도시란 다 그렇게 되는 것이 운명이다라고 말하지만,그러나 서울처럼 해결가능성이 희박한 교통의 혼잡성과 무질서한 공중도덕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란 또 드물다. 때문에 6백년기념을 기점으로 현재로서 개선 가능한 안전한 삶의 주거공간만이라도 만들어 내야겠다는 논의를 한쪽에서는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논의를 한 모임의 움직임은 실상 보도가치마저 갖고 있지 못하다. 문제 제기조차 묵살되어가고 있고,우리가 단지 가고 있는 것은 재정확보를 위한 땅값 더올리기의 방향일 뿐이다.

이것은 삶을 위한 발전이 아니고 그저 장부가격의 경제지표 올리기의 작업일 뿐이다. 「도로의 협소함이나 중정의 폐쇄성은 육체에 불건강할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낙심시키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라는 표현이 있다. 도시의 발전을 반성한 「아테네 헌장」의 한 구절이다.

우리는 지금 이 불건강한 조건에 한단계 더 전면적인 주거환경 침해의 거점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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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상은 결코 유토피아적인 탁상의 문제점이 아니다. 현재의 서울 이상 생물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살기 힘든 도시로 나아가서는 곤란하다. 이 시점에서나마 삶의 환경을 진실로 개선해 낼 수 있는 정주계획이 새롭게 세워져야 한다. 그나마 기능적으로만 수립했던 「2천년대를 향한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을 한번 더 수정하여 상업지구나 추가지정하고 있다는 것만큼 진정한 발전에 무책임한 일은 없을 것이다. 좀더 분별력을 가지고 투기대상이나 만들고 교통량이나 증폭시키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해보면서 지혜로운 서울만들기에 모두들 보다 이성적으로전심하기 바란다.
1991-06-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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