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전환기… 자유민주를 지켜야”/노 전 총리 퇴임의 변

“지금은 대전환기… 자유민주를 지켜야”/노 전 총리 퇴임의 변

나윤도 기자 기자
입력 1991-05-25 00:00
수정 199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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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다한 5개월… 이제 다시 학문의 길로”

정치적 격랑에 휘말려 6공 들어 최단명인 취임 1백48일 만에 물러난 노재봉 전 국무총리는 24일 상오 신임 총리가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돼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퇴임 심경을 밝혔다. 다음은 노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요지.

­재임기간중 특히 어려웠던 일이나 감회 깊었던 일은.

『아직 시간이 좀더 지나봐야 알겠다. 다사다난했던 시기에 모자라는 능력으로 전력을 다해왔을 뿐 회고할 여유가 없다』

­퇴임하게 된 정치적 상황에 대한 견해는.

『물러나는 사람은 말이 없다』

­퇴임하겠다고 생각한 때는 언제였나.

『물러나는 사람은 깨끗이 물러나야지 그런 얘기 하고 싶지 않다』

­공직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국가단위를 놓고 볼 때 지금처럼 좋은 환경을 가졌던 때는 근·현대사에 없었다. 이 기회를 잘 포착해서 나라를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다. 무슨 문제를 다루던 간에 완전히 표출된 상반된 이해와 갈등을 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공직자는 개인을 떠나 국가의 운영과 책임을 맡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책무에 충실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대전환을 모색하는 시기에 누가 정부를 맡고 어느 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틀과 산업사회의 질서를 연결시켜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조그만 문제가 모두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산업화에 꼭 필요한 전문화,교육제도의 개선,행정개혁 등은 우리가 상수적인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또 과거와는 달리 어느 과제도 국민과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이라는 요소가 갖고 있는 비중을 위정자나 국민이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퇴임 이후의 계획은.

『정부에 들어오기 전에 하던 일(학문)로 다시 돌아가겠다』

­야권의 정치공세를 정치학도 입장에서 어떻게 보는가.

『오늘부터 정치학도인데 정치학도는 일이 다 지난 다음에 판단하는 것이다』

­지난 22일 사표제출 때 후임에 대한 천거도 있었는가.

『내 의사만 표시했다』

­사표를 제출케 된 배경은.

『공인은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는 진퇴를 분명히 해야 한다. 공적인 입장에서 결정했다』

­언론이 퇴진문제를 계속 거론했는데 언론관은.

『요사이는 한 사물을 보는데 모든 사람이 각자의 시각을 갖고 있는 법이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언론 아닌가』<나윤도 기자>
1991-05-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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