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군 「노제공방」 며칠 끌듯/경찰의 「여의도」제시 대책회의서 거부

강군 「노제공방」 며칠 끌듯/경찰의 「여의도」제시 대책회의서 거부

입력 1991-05-16 00:00
수정 1991-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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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5·18」 전­후 놓고 부심/대책회의/경찰,오늘 노제장소 다시 협의키로/대책회의,「국민운동본부」로 개편

14일 치르려던 강경대군의 장례식이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강군의 치사사건으로 촉발된 시국의 긴장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경찰과 재야·학생들 사이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재야인사들이 주축이 된 이른바 「범국민대책회의」측은 14일 하오 신촌로터리에서 「6인 합동추모제」를 지낸 뒤 강군의 운구행렬을 시청 쪽으로 돌리려다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자 연세대로 되돌아가 철야농성을 한 뒤 15일 상오 『시청 앞 노제가 허용될 때까지 강군의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혀 경찰과의 정면대립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날 상오 이상연 내무장관의 담화문을 통해 『강군의 장례행렬이 과격시위의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청 앞 「노제」는 계속 불허한다』는 강경방침을 재확인,별도의 타개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계속적인 충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대책회의」측과는 별도로 「전대협」과 「전노협」도 18일을기해 동맹휴학과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집회 및 시위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긴장분위기는 「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인 18일을 전후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여지며 이에 따라 경찰은 진압대책을,재야 쪽에서는 가두시위계획을 각각 세워놓고 있다.

한편 강군의 사망 이후 줄곧 전국적인 집회와 시위를 주도해온 「대책회의」측은 이달 안에 이 기구를 「공안통치 분쇄와 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로 확대하고 18일의 전국적인 집회뿐만 아니라 6월까지 차원높은 투쟁을 벌여 정권퇴진운동을 확산시키겠다고 벼르고 있어 시위시국은 점점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대책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새로 발족되는 국민운동본부는 전국적인 조직체계를 갖춰 지금까지의 사복체포조 해체 등 부분적 투쟁에서 정권퇴진운동으로 확대시켜나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 「임금인상을 위한 전국노동조합투쟁본부」는 18일 하룻동안 4백60개 노조의 40만명을 동원,총파업을 벌인 뒤 「2차 국민대회」에 참가하기로하는 등 「대책회의」측의 집회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노동부는 그러나 9일 이전에 쟁의발생신고를 한 40여 개의 노조 말고는 일방적으로 파업을 단행할 경우 주동자들을 모두 의법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대협」은 15일부터 18일까지 4일 동안을 「1백만 청년학도 결사투쟁기간」으로 선포하고 총학생회 간부 등이 대학별로 시한부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강군의 아버지 강민조씨는 15일 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7일쯤 강군 장례를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강씨는 이날 『아들의 장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오해를 씻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장례를 치르고 싶다』면서 『시청 앞에서 노제가 거행된다면 그 날짜는 18일 이전이라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범국민대책회의는 유족의 뜻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기본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시간적으로 제약이 많아 18일 이전에 장례를 치르는 것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장지인 광주에서도 5·18행사 준비문제로 장례를 그 이전에 치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책회의는 이에 앞서 이날 하오 10시부터 상임대표자회의를 열어 장례문제를 포함한 향후의 일정을 논의했으나 16일 상오 2시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수호 집행위원장은 16일 0시 유족들의 의사를 타진키 위해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 마련된 강군 빈소를 찾았으나 마침 강씨가 휴식을 위해 자리를 비워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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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5일 하오 8시30분쯤 이택천 서대문경찰서장이 대책회의 관계자들과 만나 노제 장소로 여의도광장을 사용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대책회의측으로부터 거절당했으며 16일중으로 경찰 고위간부가 대책회의 관계자들과 노제 장소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1991-05-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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