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자살은 안된다”/잇단 참극에 각계서 우려의 소리

“분신자살은 안된다”/잇단 참극에 각계서 우려의 소리

입력 1991-05-02 00:00
수정 199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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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사회변화는 무리… 극단투쟁 자제를”/“생명지키며 「고귀한 뜻」 펼치도록 노력해야”/“불상사 되풀이 않게 젊은이의 고뇌 포용을”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에 항의,전남대생 박승희양(20·식품영양학과2년)에 이어 안동대생 김영균군(20·민속학과2년)이 분신자살을 기도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르자 일반국민들은 물론 재야운동권 인사들까지도 경악을 나타내며 이같은 사건이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 젊은이들의 상해치사사건과 분신사건은 노사임금협상과 5월9일 민자당 창당일,5·18광주민중항쟁기념일 등을 앞둔 「춘투시기」와 맞물려 자칫 더 많은 노동자와 학생들의 희생이 뒤따를 가능성마저 보여 크게 우려되고 있다. 이에 일반국민들은 말 할 것도 없고 희생자 가족과 민주화실천유가족협의회,재야 및 종교계 인사들도 한결같이 『생명을 아끼고 살아 있으면서 비뚤어진 사회현실을 바로 잡아나가기 위해 싸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또 극단적인 방법이 시위나 진압모두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성세대나 집권세력은 우리의 젊은이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게 하기 위해 냉철한 반성과 과감한 개혁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찬국 연세대 부총장=더 이상의 분신 등 생명을 포기하는 행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어려운 시대의 상황 속에서 젊은이들이 자기 희생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경종을 주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하느님이 주신 귀한 생명을 지키며 자신의 뜻을 펼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성인들,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은 비합리적인 정치를 청산하고 깨끗한 정치를 위해 뼈를 깎는 반성이 필요하며,우리 사회의 모든 기성인들도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

▲문익환 목사=3공화국 이후 1백명이 넘는 아까운 젊은이가 정치적인 이유로 죽어가 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숱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또다시 젊은이들의 잇단 희생을 대하게 돼 안타깝다.

통일의 길이 보이기 시작하고 민주주의가 도래하려는 이때 젊은이들이 살아서 이를 완성해야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방법을택해서는 안 된다.

통일도 민주도 생명을 지키는 것이며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이념이나 조직의 작은 차이는 문제될 수 없다.

▲고원정(소설가)=분신자살을 있게 한 사회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 사회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자살을 택하는 것에 대해 그 격앙된 상황을 십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사회모순을 시정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됐느냐 반문하고 싶다. 4·19를 돌아보라. 사태의 주역은 따로 있었고 언제나 순진무구한 사람들만 희생되었으며 결국 사회도 개선되지 못했다. 그런 패배주의적 투쟁방법으로 부딪쳐 깨어지기보다는 살아가면서 점진적으로 비벼보며 사회모순을 시정하는 게 현실적이고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정미경 민주화실천유가족협의회 간사=많은 젊은이들이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선택한 것은 자신들의 목숨을 가볍게 여겼기 때문이 아니라 더 큰 생명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들은 한결같이 아까운 우리 자식들이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더 이상 죽어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분신과 투신의극한방법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이각범 서울대 교수(사회학)=분신이라는 최후의 방법을 결심하는 학생들이 어떤 심정에서 자기 희생을 각오했는지는 이해하지만 차분히 격한 감정을 억누르고 인내를 갖고 좀더 먼 앞날을 내다보고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해야 한다.

흥분할 이유가 있더라도 자기의 몸을 불사르기에 앞서 자기를 사랑하는 가족과 친우들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제발 죽지는 말아야 한다.

▲형남원(서울대대학원 국제무역학과2년)=분신이 죽음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알린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어느 것보다 큰 의사표현 방법일 수 있으나 반대로 한 귀중한 생명을 쉽게 포기한다는 면에서 너무 극단에 치우치는 것 같고 역사의 제물로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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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이나 투진자살을 대할 때면 자신을 포기하는 만큼 사랑해 보기를 바라고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이 아닌 다른 최선의 길을 찾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
1991-05-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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