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부활싸고 3년째 입씨름/노·정 팽팽한 대립의 시말

「노동절」 부활싸고 3년째 입씨름/노·정 팽팽한 대립의 시말

임태순 기자 기자
입력 1991-05-02 00:00
수정 199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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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 창립일을 「근로자의 날」로 고수/정부/“메이데이로 지켜야”… 노총서도 동조/전노협

3월10일의 「근로자의 날」을 존속시켜야 한다는 정부와 5월1일의 「노동절」(메이데이)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노동단체간의 대립이 3년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명지대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과 맞물려 「전노협」 등 법외노동단체들이 1일 연세대에서 대규모 메이데이기념집회를 갖고 한국노총도 서울과 15개 시도지부에서 기념식을 갖는 등 노·정간의 소모성 논쟁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이때문에 정부가 근로자의 생일로 정한 한국노총의 설립일인 3월10일 근로자의 날은 노총으로부터도 외면받아 반쪽 생일로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시비가 구체적으로 일어난 것은 지난 88년부터라 할 수 있다.

87년 「6·29선언」에 따른 민주화 물결에 따라 한국노총을 「어용」이라고 몰아붙이며 「제2의 노총」을 추진하던 재야운동권 성향의 이른바 「민주노조」 세력들이 『어용노총의 설립일인 3월10일을 더 이상 근로자의 생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5월1일 메이데이의 부활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였다.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의 추진세력이 된 이들은 ▲5월1일 「노동절」은 1886년 이날 미국 시카고의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단행,8시간 노동제를 쟁취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89년 국제노동자대회 창립대회에서 제정된 정통성있는 노동운동기념일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일제시대인 1923년부터 자유당 때인 1956년까지 줄곧 메이데이기념식이 계속돼 왔으며 ▲미국과 호주 등 극소수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이날을 「노동절」로 기념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이처럼 이들이 선명성을 앞세워 5월1일 「노동절」의 부활을 추진하게 되자 더 이상 「어용」으로 매도당하기를 원하지 않던 한국노총도 89년부터 노동절 부활문제에 관한 한 이들과 보조를 맞추게 됐다.

노총은 그해 2월15·16일 이틀 동안 열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근로자의 날」 대신 「노동절」을 되찾기로 결의하고 4월에는 국회에 「근로자의 날을 3월10일이 아닌 5월1일로 바꿔야 한다」는 「근로자의 날제정에 관한 법률」 개정에 관한 청원을 냈다.

그러나 이 청원은 정부와 사용자측에서 갖가지 문제점을 들어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법으로 성립되지 못했다.

노총은 이에 굴하지 않고 지난해 2월 대의원대회에서 「90년 5월1일 노동절 경축행사에 관한 결의문」을 채택,모든 노조는 ▲「노동절」을 유급휴일로 하도록 단체협약을 바꾸고 ▲「노동절」행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제반조치를 취하며 「노동절」 부활을 위한 법정개정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일 것 등을 다짐했었다.

노총은 이에 따라 정부가 주관하는 「근로자의 날」 기념식에도 『들러리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참가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노총 「전노협」 등 노동단체가 「노동절」의 부활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인정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부는 최근 이와 관련,▲근로자의 날을 변경하려는 것은 근로자를 위한 실질적 필요성보다는 노동계 일각의 선명성 부각을 위해서이며 ▲굳이 공산주의자들의 선전선동에 이용돼 왔던 메이데이를 「노동절」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않고 ▲미국 등 서구선진자유주의 국가에서도 그 나라 실정에 맞는 「근로자의 날」을 정하고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부가 이러한 표면적인 이유보다는 5월1일이 대규모 시위가 잇따라 일어나는 「4·19」 「5·18」의 중간에 있어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과 5월이 본격적인 임금투쟁이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노동운동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노협」 등 일부 노동단체에서는 이날 「하루 총파업」을 단행하기도 했으며 올해 역시 강도는 약하지만 「하루휴무」운동이 전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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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노동부가 「근로자의 날」을 고수하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총 산하 노조의 40%,전노협 산하 노조의 3분의1 가량이 이미 단체협상을 통해 노동절을 유급휴일로 지정해놓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 쪽으로 기울고 있음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임태순 기자>
1991-05-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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