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못미덥고… 생수는 비싸고…/아파트단지에 지하수 개발 붐

수돗물 못미덥고… 생수는 비싸고…/아파트단지에 지하수 개발 붐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1991-04-12 00:00
수정 1991-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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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파면 물걱정 없다”… 전국 유행/개발업체 상담 빗발… 하루 5건 계약도

땅 속의 맑은 물을 찾아라. 식수원 오염사건 이후 서울은 물론,부산·대구 등 지방의 대부분 대도시에서 지하수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다.

지하수 개발은 그 비용이 적게는 1백만원에서 많게는 1천5백만원까지 들지만 일단 지하수를 개발해놓으면 깨끗한 물을 계속해서 쓸 수 있다는 이 점 때문에 도시주택가와 아파트단지 등을 중심으로 지하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 원수를 식수원으로 하고 있는 부산지역의 경우 페놀오염사건이 터진 뒤로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부터 앞다투어 공동지하수 개발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주공아파트 2천1백80가구 주민들은 낙동강 페놀오염사건 직후 동마다 회의를 갖고 지하수를 공동개발키로 의견을 모아 지난 6일 이 아파트 17동과 61동 부근 빈터에 각각 1개공씩 지하수 시추기공식을 가졌다.

주민대표 10명으로 구성된 「지하수개발위원회」는 두 곳의 공사에 드는 비용 2천여 만 원은 1가구당 1만원씩 거두어 충당하기로 하고 다음주 안으로 취수장을 설치하는 등 공사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주민들은 두 곳에서 모두 하루 40여 t의 지하수를 퍼올려 한 가구에 20ℓ씩 식수로 나누어 쓸 계획이다.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동백맨션 1백여 가구 주민들도 2만5천원씩 내 지난 5일 1백50m 깊이의 지하수를 팠다.

주민들은 지하에서 퍼올린 물이 식수로 적합한지를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소에 의뢰해놓고 식수로서의 적격판정이 나오는 대로 하루 30ℓ씩의 지하수를 각 가구가 공급받게 된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 6천여 가구 주민들도 지난달말 주민총회를 열어 아파트단지에 이웃한 동산에 지하수를 개발하기로 하고 이달 안으로 공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주민들은 『이곳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원수가 팔당물인데도 믿을 수 없어 식수만은 지하수를 쓸 생각』이라면서 『공사비 2천여 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분담하면 1가구당 4천원 꼴인 데다 지하수로 개발되기만 하면 믿고 마실 수 있는 물을 반영구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강동구 고덕동 삼익그린아파트의 경우는 주민 5백여 명이 지난달에 이미 지하수 개발을 마치고 식수적합판정도 받아 한 가구에서 하루 30ℓ 남짓의 지하수를 식수로 쓰고 있다. 대구 송현동 장미아파트 주민들도 1천만원을 들여 지하수 개발을 끝냈다.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와 고덕동 주공아파트 5단지 등 아파트단지와 평창동·성북동 등 주택가에서도 지하수 개발을 서두르는 등 지하수 개발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 3백여 곳의 지하수개발업체들은 밀려드는 공사의뢰나 개발문의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하수 전문개발업체인 D개발은 페놀오염사건 이후 아파트나 일반주택과 맺은 개발계약이 4∼5건에 이르고 있으며 전화문의도 하루 20여 통씩 받는다고 밝혔다.

지하수 개발이 늘어남에 따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된 수질검사의뢰건수는 지난 2월의 경우 2백여 건에서 페놀오염사건이 난 3월 한 달 동안에는 배가 넘는 4백32건에 달했다.

이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연구원에 의뢰되는 지하수·약수·우물물 등 가운데 30%가 식수로는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오고 있다』면서 『지하수는 한 번 오염되면 다시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지하수를 개발한 뒤 사후관리를 철저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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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지하수도 중요한 수자원인만큼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지하수가 오염되거나 고갈되지 않도록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황성기 기자>
1991-04-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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