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대기오염(사설)

나무와 대기오염(사설)

입력 1991-04-04 00:00
수정 1991-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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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순부터 연례적 식수기간이 시작돼 있고 서울시도 3백90만 그루의 올해 나무심기 계획을 내놓았다. 산림청은 3만6천㏊의 장기적 조림계획을 마련했고 무궁화동산도 시·군·구에 조성한다는 자못 다양한 내용을 펴고 있다. 언뜻 보아 이런 경관 위주 수종다양화정책은 그 동안 우리가 벌거숭이 산 없애기 목표에서 해 내려온 식목일 감각에서는 그럴 듯하게 일을 진전시키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나무심기는 세계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기오염에 의해 20년이나 30년씩 키운 나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산 하나씩의 덩치로 고사하는 현실에 부딪혀 있다. 산성 침전물에 의한 광범위한 피해는 80년대초 서독에서 시작됐다. 1982년 최초의 전문적 조사에서 8%의 나무가 죽은 것을 확인한 뒤 전 유럽에 걸쳐 1988년까지 무려 54%의 나무가 죽어버린 현상에 이르렀다. 이 산림 넓이만 5천만㏊에 이른다. 이 증세는 이어 미국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노스캐롤라이나의 미첼산 같은 경우엔 붉은 가문비나무와 전나무가 완전히몰살됐다.

그리고 이제 제3세계 지역으로 이 나무 고사현상은 옮겨지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 90% 이상의 나무가 죽은 지역이 여러 곳이다. 이 원인들의 추적도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유럽은 산성비,미국은 아황산가스와 오존의 양,제3세계 지역은 석탄의 유황성분이 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오늘날 나무란 대기오염과의 전면전과 같은 형국에 그 생명을 맡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또 한편 대기오염에 대응하는 무기로서도 나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미국 지역의 계산으로서는 새로운 삼림보호지보존사업계획으로 탄소방출량 5%까지 축소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전제로 1988년 미국 삼림협회는 「지구녹화사업」까지 시작했다. 지구단위에서 북미만이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호주의 삼림을 탄소흡수지대로 쓸 수 있다는 가정을 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미 호주는 10억 그루 나무심기를 시작한 지 오래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의 나무심기 관점은 보다 본질적인 전환을 할 계제에 있다. 이 점에서 환경처가 지난주내놓은 「환경정화수」 안은 흥미 이상의 대상이 되어야 할 당위를 갖는다. 환경처는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빨아들이는 나무들의 목록을 42종으로 정리해놓았는데 이는 특히 유의할 만한 항목이다. 실은 우리 환경조경학자들도 이 분야에 관한 연구결과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나무가 가장 대기오염 자정능력을 갖고 있다는 판정을 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토양성분과 온도·습도가 다를 뿐 아니라 대기오염도와 병충해의 내성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 지역별 나무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보면 지금 우리의 식수행정은 여전히 감성적 자연보호의 단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대기오염도는 어느 수준인가. 서울 구로동과 문래동의 심각성을 넘어서서 최근 자료로는 경기도 전역의 모든 시들도 위험도 수준을 넘어서 있고 이제 부산의 대기 적신호 기사까지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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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심기는 오늘날 과학적 전략으로서의 환경오염 대응의 방패이다. 이 방패로서의 나무연구와 조림계획이 세워져야 할 때이다.
1991-04-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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