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번”… 공무원도 기능공도 표밭에

“나도 한번”… 공무원도 기능공도 표밭에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1991-03-12 00:00
수정 1991-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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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공백 우려속 생산직 인력난/읍·면장등 공무원 대거 사표/충청선 통·반장 1백여명 “참모” 변신/“일당 좋다” 운동원으로… 제조업 울상

기초의회의원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원후보로 출마하거나 선거운동원으로 나서려는 공직자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일선행정기관들은 선거철을 맞아 2∼3배 이상 늘어난 업무량을 감당하지 못해 철야근무를 하기 일쑤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사표를 내는 바람에 행정공백까지 우려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인력난에 시달려온 공단이나 건설업계에서도 선거운동원으로 자리를 옮긴 근로자나 인부들이 속출,업무량 증가에 따른 임금의 상승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 수출이나 공사에 차질을 빚을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지방의회진출을 위해 11일까지 모두 30여명의 공무원들이 사표를 제출했거나 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여수시청에 근무했던 송모씨(54·계장)가 사표를 낸 것을 비롯,부군수 1명,읍장 1명,동장 1명,면장 3명,시군청계장 3명,일반행정직 1명,농협직원 및 임원 4명,우체국장 1명 등 모두 16명이 사표를 냈으며 시·군관계자들은 후보등록마감일인 13일까지는 사표제출자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전시의 경우 일반직공무원 보다 통·반장 등 명예직의 사표가 많아 대덕구 회덕2동 1통장 차모씨(41) 등 통장 23명과 반장 22명이 이날까지 사표를 냈다.

또 충남도에서도 천안시의 양모씨(61) 등 모두 49명의 통·반장·이장이 사표를 냈으며 이 가운데 양씨 등 14명이 출마의사를 밝혔고 나머지는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공무원의 사표제출도 잇따라 서울시경 교통과 순찰대소속 김모경장(44)이 후보등록에 앞서 지난 8일 사표를 내는 등 전국적으로 40∼50명의 중하위직 경찰이 공무원직을 떠나 출마하거나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선 행정조직의 공무원들이 선거때문에 자리를 대거 비움에 따라 폭주하는 선거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각급 행정기관에선 민원업무나 일반행정이 거의 마비되거나 뒷전으로 밀려나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또 남아있는 공무원들은 갑절 이상 늘어난 업무량으로 과로에 시달려 서울 은평구 녹번동장 박교순씨(52)가 선거준비를 하다 지난 9일 과로로 순직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후보자들이 공단근로자나 일용직근로자·파출부 등을 운동원으로 마구 고용하고 있어 일부 수출업체와 건설업계·용역회사들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11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기초 및 광역의회의원선거에 나설 예상후보자 규모에 비추어 적어도 30만명 이상이 선거운동원으로 동원돼 노동시장에서의 인력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내 건설업계는 최근 건축경기가 되살아나고 사회간접시설투자가 늘어나 인력이 많이 필요한 실정이나 기능공과 인부들이 일당이 2만∼3만원씩 많은 선거운동원으로 하나둘씩 옮기고 있어 노임이 3만∼4만원씩 폭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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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3-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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