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통령의 방한과 한독 협력(사설)

독일 대통령의 방한과 한독 협력(사설)

입력 1991-02-27 00:00
수정 1991-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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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에는 매우 반갑고 귀한 손님이 머물고 있다. 국빈으로서 방한중인 독일연방공화국의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대통령이 그분이다. 통일독일 대통령으로서의 첫 해외나들이가 바로 한국이요 서울이라니 그 또한 의미있는 일이다.

그는 25일 서울에 닿는즉시 노태우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통일을 위한 양국간의 협력을 강화하며 경제·과학·기술분야에서의 협력도 더 알차게 다져나가기로 다짐했다. 당연한 일이다. 통일전 서독으로서 한국과 유지했던 우호협력관계는 이제 더욱 확대 강화되어 나갈 것이다. 마침 이날은 그동안 정력적으로 북방정책을 추진해온 노대통령의 취임 3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더욱 뜻깊었다.

되돌아보면 독일통일의 시발점이된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것이 89년 11월9일의 일이었다. 또 베를린 의사당광장에서 동서독의 지도자와 시민들이 세계의 주시속에 역사적인 통독을 선언한게 90년 10월3일이었다. 바로 그날은 우리의 개천절이기도 했다. 그 통독의 대통령이 지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으로 남은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전후 냉전체제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동서독이 하나가 되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세계 어느나라 누구보다도 더큰 충격과 환상으로 지켜보았다. 국제정치적인 역학관계에 의해 오히려 우리보다 그 통일이 어려우리라던 동서독의 급속한 통일은 확실히 충격이었다. 환상이란 우리남한도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한 것처럼 북한을 흡수통일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었다.

이제와 보니 그 충격은 사실그대로 충격이었으나 환상과 기대감은 사실과 거리가 먼 것이었다. 통일문제에 관한한 동서독의 경우와 남북한의 경우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알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세계적인 충격과 관심속에서 통일을 이룩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 정치경영 경륜과 통일과정의 경험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또 우리가 이를 교훈으로하여 통일에 접근하는 힘으로 삼아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우리는 바이츠제커 대통령일행의 방한을 환영하는 것이다.

남북한의 경우 통일에의 난관이나 장애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통일을 위해 핵심적이고도 중추적인 요소가 무엇이냐라는 물음이 제기될 때 통일독일은 우리에게 큰 힘과 교훈을 주고 있음에 틀림없다. 곧 통일에의 가장 핵심요소는 국력 즉 경제력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의 하부구조가 경제라 할 때 동서독통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민족자본주의 한국의 넘쳐나는 힘이 언젠가는 북녘땅에도 미치리라는 확신을 우리는 갖게되는 것이다. 사실 통독의 과정에서 우리가 가졌던 주된 관심사는 통독의 과정에서 우리가 가졌던 주된 관심사는 동서독의 통합을 가능하게 했던 국제정세의 변화와 다각적인 교류,서독체제의 우월성 등이었다.

한반도의 남북한에 있어 지금 국제정세의 변화는 어느때 보다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대화와 교류의 축적여하에 달려 있다고 본다. 통일독일이 우리에게 주는 경험과 교훈을 그 손님들이 찾아온 기회에 다시금 되새기고자 하는 것이다.
1991-02-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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