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이 부른 연휴의 사고들(사설)

방심이 부른 연휴의 사고들(사설)

입력 1991-02-18 00:00
수정 1991-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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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나들이길이 곳곳에서 발행한 윤화로 얼룩졌다. 다른 연휴때에 비해 이번의 경우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많아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고르지 못한 날씨탓도 없지 않겠으나 연휴에 들떠 사고의 대비에 둔감하고 부주의한 구석이 많았다고 여긴다.

우선 연휴 3일동안 1백22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이것은 연휴기간동안 유례가 없는 높은 치사율로 피해의 정도를 알 수 있게 된다. 고속도로 길이 곳곳에서 막혀 제속도를 낼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연휴동안 교통사고는 어째서 많았고 인명피해는 컸었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번의 사고는 몇가지 측면에서 그 원인을 뚜렷이 보게된다. 하나는 전국에서 비나 눈이 내려 길이 미끄러운데도 과속으로 달리며 추월하거나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다른 차와의 충돌사고가 많았다는 것이다. 설날 나들이여서 가족·친지들을 가득 태우고 있어 더욱 조심해야 되는데도 그러하지를 못해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가 적지 않았다고 하는 사실이다. 설을 쇠거나 친척집에 세배갔다가 마신 술이 사고를 내게한 것이다. 충남 논산에서 베스타승합차 운전사가 음주 뒤 과속으로 달리다 5명을 치어 그 자리에서 숨지게 한 것이 연휴기간 동안의 사고를 잘 말해주고 있다. 요즘은 평소에도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벌을 받고 그래서 모두가 조심하고 있는 때여서 연휴로 인한 방심이 가져온 사고로 밖에 볼 수가 없다.

이같이 이번 연휴에는 많은 사람들이 들떠 제멋대로 운전을 하거나 주의를 게을리함으로써 평소보다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음주운전 금지조치가 생활화되고 조금만 조심을 했다면 주변의 불행은 막을 수가 있었다는데서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연휴가 가져오는 들뜬 분위기는 고속도로 통행이나 흔치않은 빈집화재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지난해 추석때나 신정 연휴기간을 보아도 당국의 철저한 계도를 많은 차량들이 따라 큰 혼잡은 없었으나 이번의 첫날 귀향때는 상당히 붐볐다는데서 그것을 보게된다. 다른 때는 차량들이 분산운행함으로써 소통이 그런대로 이뤄졌으나 이번에는 당국의 계도역시 철저하지 못한데다 차량들은 한꺼번에 몰려 귀향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우리의 도로여건을 감안할때 당국은 분산운행되도록 지도·안내를 잘 하고 차량은 이를 따라야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빈집에서 발생한 2건의 화재도 집에 누가 있었다면 막을 수 있는 것이었고 또 발생했다해도 피해는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데서 연휴가 부른 사고임에 틀림없다. 재난에는 미리 대비하고 소홀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거듭 배우게 된다.

이번에도 알 수 있듯 음주운전은 우리의 주변에서 사라지도록 해야한다. 그것은 다시 거론할 필요없이 모두가 스스로 지킬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빗길운전에는 운전자의 조심이 더 요구되듯 교통사고는 안전수칙을 따를때 사고는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안전사고는 미리 대비하고 그럴때 피해도 최소화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1991-02-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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