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회견 90분” 이모저모

“연두회견 90분” 이모저모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1-01-09 00:00
수정 1991-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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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과열 시정”… 대입개혁 소신있게 피력/“북방정책은 대미·일관계 바탕”… 미와의 우호 강조/수치까지 적시,사회·경제등 전분야 막힘없이 답변

○…8일 상오9시부터 1시간30분여에 걸쳐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 열린 노태우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은 그 어느 해보다 차분히 진행된 것이 특징.

전국에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계속된 이날 회견에서 노대통령은 국정 전반에 걸친 출입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에 구체적 수치까지 적시하며 막힘없이 답변,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의 문제점을 체득하고 있음을 과시.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노대통령이 취임이후 행한 연설분량만 해도 원고지로 4천페이지』라면서 『이제는 모든 분야에 대해 아실만큼 아신다』고 설명.

노대통령은 이날 취임후 3번째 연두회견에서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문제,내각제 개헌문제 등 정치성 짙은 질문에는 원론적인 단답으로 응수했으나 경제나 민생치안문제,북방외교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소상히 답변해 새해에도 작년에 이어 물가안정·범죄근절등에 국정의 주안점이 두어질 것임을 시사.

특히 근로자 임금인상과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 관련해서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라기 보다는 대국민 설득을 더 염두에 둔 듯한 인상.

이날 회견장에는 노재봉 총리서리 등 전 국무위원과 청와대 참모진들이 배석했으나 지난해처럼 일부 배석자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직접 대답을 시키지 않은채 모든 질문에 대해 노대통령이 답변.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지난해 청와대의 전 언론사 개방이후 처음으로 열린 회견이어서인지 1백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취재경쟁을 벌여 회견에 대한 관심도와 함께 한층 개방된 분위기를 반영.

○…노대통령은 이날 상오9시 노총리서리·정해창 비서실장과 함께 회견장에 입장,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25분여에 걸쳐 차분한 어조로 낭독한 뒤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좌정한채 11명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비교적 상세히 답변.

노대통령은 회견문에서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유권자인 국민 여러분이 선거혁명을 이루어야 한다』면서 『모두가 금품과 선심을 스스로 거부함은 물론 깨끗한선거를 치르는 감시자가 되어달라』고 올봄 실시되는 지방의회 선거의 공명정대한 관리의지를 피력함과 동시에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

이어 기자들의 첫 질문에서 『대통령께서는 외치에는 강하고 내치에는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노대통령은 『첫 질문부터 상당히 어렵다』고 웃음띤 어조로 응수한 뒤 『겸허한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여서 국정에 좋은 참고로 하겠다』고 답변.

노대통령은 또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를 언제·어떤 방식으로 결정할 생각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미리 예상했다는 듯 『기자회견을 할때마다 대권후보 얘기가 나왔는데 오늘 또 나왔다』고 말해 회견장에 웃음을 자아낸 뒤 『민자당 당헌의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후보가 선출되는 것이 원칙이며 시기는 나의 임기만료 1년 전후가 적합하다』는 원론적 수준의 응답.

노대통령은 『여권의 대권후보가 민자당내 인물에 국한되느냐』는 물음에 『민자당내에는 다음 정부를 이끌어 갈 인물이 많다』고 긍정적으로 답해 눈길.

내각제 개헌과 관련,노대통령은 『다수 국민이 원하지 않는 개헌은 할 수 없는 것』이라며 『너무 간단하지만 분명한 답변』이라고 피력.

노대통령은 회견중 여러차례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언급했는데 『북방정책이 대미·대일 외교와 선택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면서 『북방정책은 대미·대일·대EC(유럽공동체) 관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

노대통령은 이어 노사관계·과소비문제 및 민생치안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금년에도 이들문제와 함께 물가안정을 위해 계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천명.

노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질문인 대학입시 개혁문제에 대해 『나라 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이라고 전제하고 오는 94년부터 대입제도를 전면 개혁하겠다는 방침을 소신있게 피력.

노대통령은 『춘추관이 개방돼서 그전에는 제한된 언론사만이 출입했는데 이제는 20개사가 추가됐고 외신기자들도 자리를 함께 해 기쁘다』면서 『여러 질문이 많으리라 생각하지만 시간의 제약을 받아 아쉽게 생각한다』는 인사로 회견종료를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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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은 『끝으로 어느 신문의 연두사를 읽었는데 매우 감명이 깊었고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면서 「우리는 다시 뛰어야 한다.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뛰어야 한다. 눈으로는 세상을 보면서 다리로는 땅을 굳게 딛고서 입을 다물고 하고싶은 말을 한마디씩만 참자」는 연두사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회견을 마무리.<이목희기자>
1991-01-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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