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유혈진압 정당화의 호기로 판단/고르비 곤경 이용,사회주의 우월성 강조
소련이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전격사임 등 정치·경제적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요즈음 중국은 마치 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사회주의 노선의 견지」를 강조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강경보수세력은 『동풍(사회주의)은 서풍(자본주의)을 제압한다』라는 모택동의 말을 들먹이며 소련의 위기가 사회주의를 배신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인 것으로 비난하고 있으며 극심한 식량난과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사퇴 등에 대해 조소어린 동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제개방에도 불구하고 정치사상면에선 여전히 정통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고집하는 중국 지도층의 이러한 최근 움직임은 60년대 모택동이 흐루시초프의 수정사회주의를 공격함으로써 격화됐던 중 소간 이념논쟁을 재연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련을 포함한 동구권의 탈사회주의적 개혁에 대한 중국 지도층의 본격적인 비난의 포화는 이붕 총리가동남아 4개국 순방중 필리핀 마닐라에서 가진 기자회견때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총리는 지난 15일 마닐라에서 『위대한 변화가 동구권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그곳 국민들은 현재 매우 불행하며 각국 정부 또한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보아라. 우리는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제도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다. 중국은 계속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 갈 것이며 우리는 이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밝혔다. 이총리는 지난 19일 스리랑카에서의 기자회견 때도 『중국의 개혁은 자본주의를 따르는게 아니라 사회주의의 완성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인 문회보는 지난 13일 「서로 다른 두종류의 개혁효과」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중국이 과거 10년 동안 개방개혁을 추진하면서 사회주의정신을 굳게 지킨 결과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안정된 정치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된 반면 소련은 섣부른 민주화와 급속한 자본주의 지향의 경제개혁으로 건국이후 최악의 사태에직면해 있다』고 논평했다.
이 사설은 『소련은 현재 극심한 식량 및 생필품부족과 각 공화국의 할거주의,대안없이 단행한 5백일개혁조치 등으로 전국이 분규와 충돌로 가득차 있다』고 지적한 뒤 『소련의 식량공황과 중국의 식량풍족현상은 단적으로 정통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대변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회보는 또 올해 중국의 농업수확량이 4억2천만t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했으며 굶주리고 있는 소련 국민들에게 양곡을 원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1일 중국의 미래학자 하신과 일본 요코하마대학 경제학교수 쓰스무 야부키와의 「세계정세와 중국경제」 대담기사를 2면에 걸쳐 전재했으며 그 내용은 주로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보다 훨씬 좋다는 것으로 돼 있다.
중국의 사회주의 이념강화 방침과 관련,이론면에서 가장 빠르게 떠오르는 별로 지칭되는 40세의 하는 대담을 통해 『만약 중국에 6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이나 계속된 문화혁명이 없었다면 우리경제는 지금 영국정도는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라며 현재 중국이 취하고 있는 개방정책은 졸속하지 않고 매우 온건하기 때문에 소련이나 동구처럼 실패할 우려가 전혀 없다고 장담했다.
강경보수파 이붕 총리의 추종세력이기도 한 하는 또 『사회주의국가는 서방국가와는 달리 중앙계획에 의해 주요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수 있고 자원배분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으므로 지도층만 깨끗하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면 경제부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사회주의노선을 포기한 동구권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역시 친중국계 신문인 대공보는 소련의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 사임에 관한 사설(21일자)에서 고르바초프의 민주화는 혼란만 가중시키고 그의 정치생명을 곤경에 빠지게 했다며 동정하는 것인지 비난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논평을 하고 있다.
어쨌든 현재 소련이 맞고 있는 위기는 중국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총칼로 천안문 민주화요구시위를 잠재운 탄압정책의 당위성을 국민들이 인정하도록 설득시키는데 더 없는 호재일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사회주의 캠프의 새로운 대형임을 과시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 같다.<홍콩=우홍제특파원>
소련이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전격사임 등 정치·경제적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요즈음 중국은 마치 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사회주의 노선의 견지」를 강조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강경보수세력은 『동풍(사회주의)은 서풍(자본주의)을 제압한다』라는 모택동의 말을 들먹이며 소련의 위기가 사회주의를 배신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인 것으로 비난하고 있으며 극심한 식량난과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사퇴 등에 대해 조소어린 동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제개방에도 불구하고 정치사상면에선 여전히 정통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고집하는 중국 지도층의 이러한 최근 움직임은 60년대 모택동이 흐루시초프의 수정사회주의를 공격함으로써 격화됐던 중 소간 이념논쟁을 재연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련을 포함한 동구권의 탈사회주의적 개혁에 대한 중국 지도층의 본격적인 비난의 포화는 이붕 총리가동남아 4개국 순방중 필리핀 마닐라에서 가진 기자회견때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총리는 지난 15일 마닐라에서 『위대한 변화가 동구권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그곳 국민들은 현재 매우 불행하며 각국 정부 또한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보아라. 우리는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제도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다. 중국은 계속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 갈 것이며 우리는 이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밝혔다. 이총리는 지난 19일 스리랑카에서의 기자회견 때도 『중국의 개혁은 자본주의를 따르는게 아니라 사회주의의 완성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인 문회보는 지난 13일 「서로 다른 두종류의 개혁효과」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중국이 과거 10년 동안 개방개혁을 추진하면서 사회주의정신을 굳게 지킨 결과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안정된 정치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된 반면 소련은 섣부른 민주화와 급속한 자본주의 지향의 경제개혁으로 건국이후 최악의 사태에직면해 있다』고 논평했다.
이 사설은 『소련은 현재 극심한 식량 및 생필품부족과 각 공화국의 할거주의,대안없이 단행한 5백일개혁조치 등으로 전국이 분규와 충돌로 가득차 있다』고 지적한 뒤 『소련의 식량공황과 중국의 식량풍족현상은 단적으로 정통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대변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회보는 또 올해 중국의 농업수확량이 4억2천만t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했으며 굶주리고 있는 소련 국민들에게 양곡을 원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1일 중국의 미래학자 하신과 일본 요코하마대학 경제학교수 쓰스무 야부키와의 「세계정세와 중국경제」 대담기사를 2면에 걸쳐 전재했으며 그 내용은 주로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보다 훨씬 좋다는 것으로 돼 있다.
중국의 사회주의 이념강화 방침과 관련,이론면에서 가장 빠르게 떠오르는 별로 지칭되는 40세의 하는 대담을 통해 『만약 중국에 6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이나 계속된 문화혁명이 없었다면 우리경제는 지금 영국정도는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라며 현재 중국이 취하고 있는 개방정책은 졸속하지 않고 매우 온건하기 때문에 소련이나 동구처럼 실패할 우려가 전혀 없다고 장담했다.
강경보수파 이붕 총리의 추종세력이기도 한 하는 또 『사회주의국가는 서방국가와는 달리 중앙계획에 의해 주요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수 있고 자원배분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으므로 지도층만 깨끗하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면 경제부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사회주의노선을 포기한 동구권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역시 친중국계 신문인 대공보는 소련의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 사임에 관한 사설(21일자)에서 고르바초프의 민주화는 혼란만 가중시키고 그의 정치생명을 곤경에 빠지게 했다며 동정하는 것인지 비난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논평을 하고 있다.
어쨌든 현재 소련이 맞고 있는 위기는 중국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총칼로 천안문 민주화요구시위를 잠재운 탄압정책의 당위성을 국민들이 인정하도록 설득시키는데 더 없는 호재일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사회주의 캠프의 새로운 대형임을 과시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 같다.<홍콩=우홍제특파원>
1990-12-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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