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합의에 도달해야(사설)

이번엔 합의에 도달해야(사설)

입력 1990-12-11 00:00
수정 1990-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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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은 오늘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에 접근하는 데 있어 중대한 계기를 맞고 있다. 남북한은 그야말로 민족적인 기대와 성원 속에 또 한차례 고위급회담을 갖게 되는 것이다.

마침 서울에서는 남북의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민족의 가락과 겨레의 소리가 통일의 화음을 이루고 남북의 동포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노래하는 가운데 당국간 회담이 세 번째로 다시 서울에서 열림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우리는 45년간의 분단문제가 불과 몇 차례의 당국간 회담을 통해 하루아침에 해결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 서울의 1차회담은 만남 그 자체에 의미가 있었고 평양회담 역시 큰 진전은 없었다. 그 기간 동안 양쪽 대표들은 노태우 대통령과 북한 김일성 주석을 각기 예방한 바 있다. 남북의 총리가 양쪽의 정상을 교차방문한 것은 정상간의 간접적인 접촉일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기회에 남북문제 접근은 항상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으로,가까운 데서 먼 곳으로,중단없이 계속적으로,그리고 정상회담의 성취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통일을 위한 확실한 길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꾸준히 대화하고 교류하며 상호 이해를 통해 동질성을 회복하여 신뢰의 기반을 다지는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통일전통음악회에서 연주된 전통가락과 남·서도 창의 멋은 바로 단절됐던 민족전통의 소생이요 이질성 극복의 그것이었다. 오는 12일엔 고위회담 참석자들을 위한 특별공연이 있으리라 한다. 그들은 민족의 통일을 기원하며 펼쳐지는 전통고유음악의 은근한 끈기,멋 속에서 단 한 개라도 좋으니 어떤 합의점을 찾아내어 민족 앞에 제시해야 할 줄 안다.

남북한 통합이나 민족의 통일은 결코 서두른다거나 조급해 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두 차례 고위급회담에서 우리는 그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남북한 당국은 그 과정에서 역시 본질문제에 대한 현격한 차이만 확인한 셈이 됐다. 서로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양보하는 듯 유연성이 돋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자세는 변함이 없었다.

북한측은 통일의 전단계로 남북한에 실존하고 있는 2개 정부의 실체를 바탕으로 한 국가연합으로 접근하고 있는 남한의 입장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전쟁을 방지하고 공존번영하며 상호불가침의 정신 위에 먼저 정치·군사적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북한은 이해하지 않고 불가침선언 채택만을 고집하고 있다.

또 우리측은 남북정상회담에 의한 타결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데 비해 북한측은 정상회담의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총리회담의 정지작업을 선행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어느 입장이나 방법이든 그것이 통일을 하고자 하는 열망과 노력과 성실성 위에서 추진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한 절차상의 문제나 과정상의 과제들을 계속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가며 합의점에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고위급회담이 더 이상 명분이나 형식에 얽매여 회담 그 자체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남북한 동포들은 서울의 3차회담을 지켜보고 있다.
1990-12-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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