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증없는 「민방추궁」… 주장만 난무(국감초점)

물증없는 「민방추궁」… 주장만 난무(국감초점)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0-11-29 00:00
수정 1990-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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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와 반박”… 소모성 논쟁 되풀이

정부가 새 민방의 지배주주 등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과연 어떤 의혹이 개재됐는가.

28일 국회 문공위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최대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민방문제를 놓고 주무부처인 공보처를 상대로 집중감사를 벌였으나 각종 「설」이 난무한 말잔치였으며 그를 뒷받침할 만한 물증은 제시되지 못했다.

특히 상임위·본회의 대정부질문에 이어 재무·경과위 감사에서 민방문제가 몇 차례 걸러진 탓인지 이날 문공위 감사에서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었으며 청와대·안기부에 의한 민방 지배주주 사전내락설,민방 지배주주 배후에 재벌존재설 등 「검증」이 힘든 「주장」만이 적극 제기됐을 뿐이었다.

이동근 의원(평민)은 『89년 8월12일 당시 태영의 주식 5만4천5백45주를 럭키소재 사장 홍해준씨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하고 『태영의 뒤에는 럭키금성과 쌍용그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지난 8월6일 민방설립 실무추진기획단 1차 회의에서 11월 한달 동안 실시하기로 해놓고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11월1일 발표한 것은 여러 잡음이 있을 것을 우려,청와대 또는 안기부가 선정한 지배주주를 그대로 발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최병렬 공보처 장관은 『럭키소재 홍 사장이 소유하고 있는 태영의 주식은 1.2%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기업간 주식소유는 관행으로 이를 두고 태영의 배후에 재벌이 있다고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최 장관은 또 『민방 지배주주 선정은 주무장관으로서 법적 절차에 따라 소신있게 결정한 것이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다』고 안기부에 의한 사전내정설을 강력 부인했다.

이날 문공위 감사에서 하나 수확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은 태영이 소유한 여의도사옥의 방송사건물 적격성 여부에 대한 추궁이었다.

신하철·신경식 의원(민자) 조세형 의원(평민) 등은 『공보처 장관은 태영이 여의도에 6천5백평 규모의 사옥이 있어 방송사옥으로 적합하다고 밝혔으나 등기부 등본상 태영의 소유는 3천5백20평에 불과하고 무려 29개 건물소유주가 있는 복합건물로 드러났다』고 지적,『민방설립 신청서를 허위기재하면 허가취소 사유가 되다고 명시한 만큼 거기에 해당하는 게 아닌가』고 따끔한 질문을 펼쳤다.

최 장관은 『태영빌딩은 공유면적을 포함,총 8천9백평이며 그 중 73.9%인 6천5백76평이 태영소유이나 대부분 임대해주고 태영이 직접 사무실로 쓰는 부분은 1천2백18평』이라고 다소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으나 『하지만 현재 임대의 상당 부분이 금년말이나 내년초 계약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새 방송 발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확증없이 새 민방 주주선정이 원천적으로 잘못됐다고 정치공세를 벌이는 야당측과 하자가 없다고 반박하는 정부측의 끝없는 공방을 보면서 이 문제가 국민적 의혹으로 떠오른 데는 양측 모두 비난의 소지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부측은 민방과 같은 거대 이권문제를 다루면서 국민·정치권·언론 등에 대한 설득작업을 소홀히했다는 절차상 실수를 범했고 일부 정치권은 본질에 상관없이 민방문제를 정쟁도구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있다.<이목희 기자>
1990-11-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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