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0-11-25 00:00
수정 1990-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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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가 오늘 사상 처음으로 민선대통령을 뽑는 직접선거를 치른다. 이번 선거에는 자유노조 지도자 레흐 바웬사와 타데우스 마조비에츠키 총리를 포함해 6명의 후보가 난립했다. 25일의 1차투표에서 50% 이상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다득표자 2명이 내달 9일 2차 결선투표를 갖는다. 당초 바웬사와 마조비에츠키의 맨투맨 대결양상을 띠던 이번 선거는 돈 많이 번 해외동포 스타니슬라브 티민스키가 끼어들어 3파전이 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각 후보들이 내건 정책에 큰 차이가 없어 정책대결보다는 인물중심의 싸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텔레비전을 통한 선거유세를 처음 맞은 국민들은 선두 세 후보가 벌인 독설적인 인신공격과 선심공세에 어리둥절. 듣다 못한 폴란드 태생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독실한 카톨릭신자인 바웬사와 마조비에츠키에게 서로 싸우지 말 것을 당부할 정도였다. 이 두 후보는 공산정부의 독재정치에 항거,뜻을 모아 자유노조를 구성함으로써 동구 민주화의 횃불이 됐던 동지였으나 오늘은 정적이 돼 싸운다. ◆바웬사는 마조비에츠키를 가리켜 『벼룩도 제대로 못 잡을 위인』이라며 그의 능력을 마구 깎아내렸다. 티민스키를 두고는 미 달러로 유권자의 신성한 표를 매수하려는 「더러운 사기꾼」이라고 매도. 그러면서 국민들에게는 20년 동안 1만달러씩을 무이자로 빌려주겠다고 선심을 쓴다. 마조비에츠키측은 바웬사가 독단적이고 무지의 화신이라며 그를 「악인화」하는 데 총력. 티민스키는 마조비에츠키를 보고 폴란드 기업을 외국자본에 싼 값으로 팔아넘기려는 「반역자」라고 맹비난. 화가 난 마조비에츠키측은 티민스키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이러한 선거풍토를 지켜본 관측통들은 지난 10년간 민주화개혁을 추진해온 폴란드에 민주화가 정착하려면 아직 먼 게 아니냐는 견해. 이와 같은 현상은 민주주의 요소 가운데 하나인 정책대결이 아니고 인물중심에서 나오는 초보적 선거양식에 기인하는 것. 인물중심,그리고 선거 때마다 과열되는 인신공격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닌 것 같다.

1990-11-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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