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대만「해빙의 훈풍」불려나/소 고위관리 잇딴 대북방문의 언저리

소­대만「해빙의 훈풍」불려나/소 고위관리 잇딴 대북방문의 언저리

우홍제 기자 기자
입력 1990-10-31 00:00
수정 1990-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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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등 비정치분야 교류 확대 추진/“분위기 성숙” 판단땐 수교 가능성도

소련 고위관리들의 대만방문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양국간 수교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주말 이틀동안의 대만방문을 끝내고 지난 28일 귀국한 모스크바시장 가브릴 포포프에 이어 오는 11월4일과 11일에는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인 요우레 차르 가노프와 소련 문화부장관 니콜라이 구벤코가 각각 대만에 올 계획이다.

또 대만의 이흥무역공사가 소련 섬유산업계 관리들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을 11월중 초청키로 했고 모스크바대학교 교수단도 대만을 방문키로 돼 있다.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 가노프의장은 대만으로부터 앞으로 5년동안 60억달러의 각종 경공업제품을 수입하는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이러한 소 고위관리들의 잇단 대만방문은 1차적으로 상호무역 및 합작투자와 문화ㆍ체육 등 비정치부문의 교류확대를 위한 것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수교에 두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소측 움직임과 이에대응하는 대만의 자세가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수교시기가 예상외로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을 하고 있다. 이는 대만방문 러시의 첫 주자인 모스크바시장 포포프가 차지하는 소 지도층안의 비중과 방대 기간중 드러난 그의 언행에 많은 근거를 두고 있는 것 같다.

포포프시장은 고르바초프가 가장 신임하는 소련내의 급진개혁파 가운데 한 사람이며 경제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가 보수파의 반대로 지지부진해지자 맹렬한 비난운동을 벌여 모스크바 시민들이 「교수파 타도ㆍ개혁촉진」을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게 한 인물이다.

포포프시장은 모스크바와 대북에 상호 영사기능을 가진 무역대표부 설치를 제의했고 그렇지 않아도 중국의 강한 입김 때문에 외교적으로 크게 고립돼 있는 대만당국은 이를 흔쾌히 받아 들였다.

또 그는 지난해 천안문 민주시위때 학생지도자로 활약하다가 지명수배돼 국외로 탈출,현재 신병치료차 대만에 머물고 있는 오이개희군(24)과 만나 당시의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포포프시장은 『모스크바 시민들은 천안문 민주시위에 경의를 보내고 있으며 모든 소련 국민들도 시위대학생들에게 관심과 동정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으며 오이개희를 모스크바에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지도층이 천안문사건을 반혁명분자들에 의한 폭란으로 매도하고 오이개희를 국적으로 몰고 있는 마당에 포포프시장이 보여준 이러한 언행이 북경 정권을 매우 분노케 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어쨌든 소련은 한국과의 수교합의에서 보여준 것처럼 대만에 대해서도 경제실리위주의 외교전략을 구사할게 틀림없을 것 같다.

한편 올들어 9월말 현재 소련과 대만의 무역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0% 증가한 7천7백만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소측은 7백억달러에 가까운 외환보유국인 대만과의 경제합작에서 오는 이점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소대 밀착 움직임에 대해 중국측은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지만 고르바초프의 스타일을 감안할때 소련이 북경지도층을 의식해서 자국이익을 희생시킬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홍콩=우홍제특파원>
1990-10-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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