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어대의 「군국망령」/우홍제 홍콩특파원(오늘의 눈)

조어대의 「군국망령」/우홍제 홍콩특파원(오늘의 눈)

우홍제 기자 기자
입력 1990-10-24 00:00
수정 1990-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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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군국주의는 이미 되살아난 게 아닌가.

막강한 국부를 바탕으로 주체할 길 없이 솟구치는 그들의 국력은 과연 앞으로 어떤 새 모습을 갖추고 우리에게 나타날 것인가.

페르시아만사태 등과 관련,일본의 해외파병이 국제적인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대만북부 조어대 열도에 접근하는 대만어선을 일본해상자위대의 함정과 전투기들이 무력위협으로 내쫓은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일본이 첨각(센가쿠)으로 개칭한 이 열도는 1895년 청ㆍ일전쟁으로 일본측에 할양된 이후 계속해서 일본과 대만 및 북경정권 사이에 분쟁이 있어 왔던 곳이며 제삼자 입장에선 이를 누구의 것이라고 왈가왈부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이 경제뿐 아니라 정치ㆍ군사 면에서도 대국화하려는 경향이 매우 농후한 시점에서 조어대사건이 발생한 데 있는 것 같다.

군사력에서 세계 3위로 평가되는 일본자위대의 이번 행동은 그들의 잘 단련된 무력을 시험해 보고 싶은 군국주의적 잠재욕이 표출된 것으로 보는 게 지나친 풀이는 아닐것이며,일본이 과거와는 달리 국제적 분쟁을 물리적인 힘으로 해결하려는 고압적 자세를 보인 점이 우려를 낳게 하는 것이다.

일본자위대의 이번 무력위협에 대한 경계와 우려의 시각은 결코 「배밭에서 갓끈을 고쳐 매었기 때문에」 생긴 오해가 아닐 것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란 유행가가 한때 널리 불려 진 적이 있다.

두말할 나위 결코 없이 독도는 과거로부터의 역사로 보나 현재의 행정관리실태를 볼 때 변함없는 우리 땅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과거 한반도 강점시대에 독도이름을 죽도(다케시마섬)로 고친 것을 빌미로 그들 영토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틈만 있으면 되풀이 하고 있음도 우리 국민 누구나가 다 잘 아는 일이다.

때문에 언젠가는 독도문제를 놓고 일본과 종전에 볼 수 없던 날카로운 대립을 하게 될 것이란 점을 깊이 새겨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조어대사건은 강건너 불이 아니며 일본군국주의 부활 우려와 더불어 우리 집에도 옮겨 붙을 수 있는 이웃의 불로 인식해야 될 것 같다.
1990-10-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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