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에 떠내려간 질서의식/황진선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홍수에 떠내려간 질서의식/황진선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황진선 기자 기자
입력 1990-09-15 00:00
수정 1990-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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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만의 이번 대홍수를 취재하면서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은 행정당국의 허술한 수방대책,무성의한 대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피해를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또 수재민들에게 각계의 온정이 답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직까지 우리사회에 이웃의 불행을 같이 아파하는 훈훈한 인간애가 살아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만 혼자 편히 살겠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지난 2∼3일 동안의 서울 시내에서의 교통상황은 말그대로 「지옥」이라고 해도 틀림이 없을 것 같다.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 일부구간의 교통이 통제되기는 했지만 통제구간에 비해 체증은 몇배나 더했다. 단순하게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서울시내와 근교사람들이 물난리 전과 다름없이 차를 끌고 나왔다 하더라도 서울시내 전체의 도로에서 통제구간이 차지하는 비율만큼만 교통체증이 심해지면 될 일인데도 출퇴근 시간대에 서울의 중심가나 외곽지역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2∼3배 이상 시간이 더 걸려야했다.

이처럼 교통지옥을 겪게된 것은 다름아닌 나만 편해 보겠다는 생각과 질서의식의 부재 때문이었다.

천재지변으로 비상상황을 맞아 일부지역의 교통을 통제할 정도이면 운전자들은 평소보다 더욱 질서를 지키고 서로 양보해야만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자가용 운전자들 대부분은 교통순경이 없고 신호등이 고장난 틈을 이용,곳곳에서 서로 앞서가기 위해 끼어들다보니 차량들이 뒤엉켜 교통마비를 가져왔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수재민들을 돕지는 못할망정 울리는 장면도 등장했다.

침수지역의 물을 퍼내기 위해 양수기 수요가 늘어나자 일부지역의 철물상가에서는 평소 6만∼8만원씩 하던 소형양수기를 20만∼30만원씩에 팔고 하루 임대해 주는데도 10만원씩 받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강남의 일부 백화점에서는 주민들이 각종 생활필수품을 사재기하는 바람에 품귀현상을 빚었다.

그런가하면 지도읍의 한 60대 노인은 젊은이들이 수재의연품을 모두 가로채 자신은 한가지도 받지 못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을 맞을수록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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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이기주의는 혼란만 더해 결국 자신에게도 손해가 돌아간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해준다.
1990-09-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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