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독의 사법적 처리」/오페르만교수 강연 요지

「통독의 사법적 처리」/오페르만교수 강연 요지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0-09-15 00:00
수정 1990-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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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독,40년만에 다시 「국제법상의 주체」로/입법등 3권 새기구 구성까진 서독에/사실상 서독 연방가입… 동독조약 소멸/2차대전 교전국간 새조약 체결… 전쟁배상 매듭

통일독일의 완전한 주권을 보장하는 소위 「2+4」협정이 12일 체결됨으로써 통독을 둘러싼 외부적인 여건은 다 마무리됐다. 이제 10월3일이 되면 동서독은 40여년만에 다시 한 나라가 된다. 그러나 독일내부로 눈을 돌려보면 수십년 동안 서로 다른 체제와 법제도하에 유지돼온 두 나라의 통일은 결코 간단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주한 독일문화원은 13일 상오 서울 중앙대에서 독일 튀빙엔대 법대교수이며 바덴뷔르템베르크 헌법재판소 판사인 토마스 오페르만박사를 초청,통독의 법적ㆍ제도적인 문제를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다음은 「독일통일의 정치ㆍ사법적 측면」이라는 제목으로 행한 오페르만박사의 이날 강연 요지이다.

동서독의 통합은 서독 기본법 23조에 따라 동독이 서독으로 흡수통합되는 것이다. 그러나 절대 간과돼서 안될 것은 이 과정에서 보여준 동독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열정이다. 지난 3월 총선에서 동독유권자들은 조기통일을 공약한 우파연합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따라서 나는 「통합」(Anschluβ)이라는 말보다는 동독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의미에서 「가입」(Beitritt)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서독기본법 23조에 따라 동독이 서독에 가입함으로써 통일과정은 완료되고 동독이라는 나라는 사라지고 서독의 영토는 그 지역 만큼 더 넓어지는 식이 된다. 1871년의 독일제국,1945년 패망 당시와 같은 단일 독일국가가 국제법상의 주체로 등장한다.

이에 따라 서독이 현재 체결하고 있는 국제법상 조약은 존속하고 동독의 조약은 소멸된다. 유엔등 국제기구에서 독일대표는 서독이 담당하고 동독이 안고 있는 외채도 서독이 떠맡는다.

동독의 모든 국가재산은 서독의 연방재산에 편입된다.

이와 함께 동독의 입법ㆍ사법ㆍ행정도 모두 서독으로 편입된다. 동독의 인민대회와 서독연방의회가 합쳐 통일독일 입법기구가 탄생된다. 그리고 서독의 11개 주와 동독의 5개 주를 묶어 새 연방회의(Bunmdesrat)가 구성된다.

그리고 서독의 현 연방법원이 독일전역에 최고 사법권을 행사한다. 예를 들어 동독 라이프치히시 지방법원의 최종심을 이 연방법원이 담당한다. 헬무트 콜 현 서독 총리를 최초 연방총리로 하는 새 독일정부가 출범한다.

이미 지금까지 많은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5월18일 체결된 통화 및 경제사회통합을 위한 제1차 국가조약에 의해 7월2일부터 통화통합이 시행됐다. 12월2일 총선실시를 위한 선거조약도 중요한 합의였다.

10월3일부터 서독 기본법을 동독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법적장치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8월31일 동서독이 체결한 제2차 국가조약(통일조약)에 의해 마련될 「연결법(□berleitungsgesetz)」이다.

이 연결법에 의해 베를린이 새 수도로 정해진다. 그리고 통일의지를 담은 기본법 전문과 동독의 서독가입을 허용한 기본법 23조 개정,그리고 기본법에 위배되는 동독법률의 효력에 관한 구제 길이 명시된다. 연방을 구성할 각주의 재정 및 법제도 통일문제,동독이 체결한 국제법상 조약의 효력문제 등이 모두 해결되게 된다. 연결법의 설치 근거는 기본법 23조2항에 명시돼있다.

기본법개정의 폭을 둘러싸고 현재 집권 기민당(CDU)과 제1야당인 사민당(SPD)간에 견해차가 있다. 사민당은 헌법평의회를 구성해 완전히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제의하고 있다.

반면 기민당은 연결법을 통해 기본법을 최소한으로 손질만 하자는 주장이다. 지난 40년간 서독국민들이 이 기본법을 준수해 왔고 연결법을 통해 꼭 필요한 부분은 개정ㆍ보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외부적인 측면에서도 몇 단계 더 거쳐야 할 과정이 남아 있다. 소위 독일조약(Deutschland Dokument)에 의거,연합국 지위동결과 독일 및 베를린시의 주권회복,통일독일이 속한 군사ㆍ경제동맹문제 등의 문제가 완전 해결돼야 한다. 10월1일을 기해 이 조약체결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오데르 나이세강을 국경으로 하는 독일ㆍ폴란드간의 최종 국제조약도 남아 있다. 통일독일은 오데르 나이세강을 국경으로 확정함으로써 패전 이전과 비교하면 영토가 줄어드는 셈이된다.

그러나 이는 독일의 나치즘이 주변국들에 행한 과거 죄과에 대한 당연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독일과 2차대전 교전국과의 평화조약도 앞으로 체결돼야 한다. 전쟁 배상문제도 이 과정에서 매듭지어질 것이다.

통일독일은 자동적으로 EC(유럽공동체)에 가입케 된다. 이를 위해 EC와 일련의 경과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앞으로 기본법개정등을 둘러싸고 동서독간에 마찰이 예상되는 부문도 많이 있다. 특히 「낙태」등 윤리적인 문제들을 놓고 양측 국민들의 법감정에 격차가 크다. 서독에서 낙태는 불법이지만 동독은 현재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 외에 환경보전ㆍ근로권리ㆍ사회보장권ㆍ건강권ㆍ교육권 등 양측의 견해가 다른 분야가 많다. 재산권 분쟁도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앞으로 3∼5년 뒤면 이런 문제들은 모두 해소되고 양쪽의 생활ㆍ의식수준이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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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9-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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