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0-09-03 00:00
수정 1990-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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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문인 미국의 하버드대나 일본 동경대의 도서관에 들어가 보면 면학분위기의 진지함에 새삼 놀라게 된다. 공부를 많이 하기로 소문난 이들 공부벌레들의 뜨거운 면학열기는 바로 명문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그만큼 도서관은 이들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는 생활의 전부가 되고 있다. 시위나 데모로 대학무용론이 제기될 때마다 우리는 이들의 향학열을 부러워 했었다. ◆그러나 사정은 많이 달라졌다. 우리의 대학가에도 새 풍속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 그것은 「도서관만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웬만해서는 도서관의 자리를 잡을 수가 없다. 최근들어 더하다. 밝은 조짐임에 틀림없다. 그런가 하면 지난 여름방학 때에는 대학부근의 하숙촌에 빈방이 크게 줄어들었다. 많은 학생들이 자격증 취득공부를 하거나 외국어 수강을 위해 고향에는 가지않고 남았기 때문. 그래서 방학은 이제 「제3의 학기」로 불린다. ◆바람직한 풍속도는 또 있다. 대학가의 「건전문화운동」의 확산이 그것. 「자가용을 몰고 등교하지 맙시다」 「양담배를 피우지맙시다」 「과다노출을 삼가자」는 등의 생활문화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대학가에까지 번진 무국적 외래문화와 사치,과소비풍조를 없애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는 가운데 건전한 대학생활의 풍토를 만들자는 것이 취지. 각 학생단체가 주동이 되고 있다. 화염병과 돌멩이가 난무하던 때와는 너무나 큰 변화이다. 영문 T셔츠가 탈바가지로 그림이 바뀐 것도 이 운동의 결과이다. ◆요즘 서울대 관악캠퍼스에는 밤이 없다고 들린다. 30∼40개의 연구실과 실험실에서 나오는 불빛이 캠퍼스를 밝히고 있는 것. 학교내의 첨단과학연구소가 가동을 시작했고 기업들이 의뢰한 기술개발연구작업이 밤새 계속되고 있기 때문. 오랜 과제였던 산학기술협동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해 흐뭇하다. ◆그러나 문제도 없지 않다. 그것은 「세종대사태」같은 대학의 부조리ㆍ비리가 여전하기 때문. 이 학교의 경우를 보아도 앞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진부한 말이기는 해도 대학인은 공부에 몰두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진리다. 그런 가을이 왔다.

1990-09-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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