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추경예산 편성 재고해야(사설)

2차 추경예산 편성 재고해야(사설)

입력 1990-08-11 00:00
수정 1990-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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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차 추경예산을 편성할 방침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지난 6월에 이는 2차 추경예산편성은 증시침체로 공기업의 주식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데다가 중동사태에 따라 석유사업기금 징수가 중단됨으로써 상당규모의 세입 차질이 예상되는데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석유사업기금 징수 중단으로 올해 석유사업기금 가운데 재정투융자특별회계에 예탁키로 한 5천6백억원중 5천억원 가량이 예탁되지 못할 것이고 1조7천5백억원에 이르는 정부보유주식 매각계획도 현재의 증시상황으로 미루어 연내 추진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세입차질로 임대주택건설ㆍ지하철건설ㆍ중소기업지원ㆍ양곡관리기금 결손보전 등 연내 마무리지어야 할 재정투융자사업이 대부분 어려워져 1조5천억원 규모의 추경예산편성이 불가피하다고 예산당국은 밝히고 있다.

추경예산의 재원은 지난해 세계잉여금 가운데 올해 1차 추경으로 쓰고 남은 6천3백억원과 올해 잉여금중 9천억원 가량을 앞당겨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예산편성때 예기치 못했던 중동사태 등이 발생했고 추경편성의 재원도 확보되어 있어 정부가 2차추경예산을 편성하려 할 수 있다고 일응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2차 추경예산편성에 앞서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먼저 지금이 2차 추경예산을 편성할 시점인가가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중동사태로 석유사업기금 징수가 중단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표현을 달리하면 국내 유가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유가인상이 예견되면서 물가불안이 가중되고 있고 인플레 기대심리가 되살아 나려고 하는 시점이다.

두번째로는 이러한 물가불안에도 불구하고 2차 추경예산을 편성해야 할 만큼 급박한 사유가 발생했느냐에 대한 의문이다. 세입차질 부문인 정부보유주식 매각지연은 지난해 4월부터 증시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들어 쉽게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다. 석유사업기금 징수중단은 비록 예상할 수 없는 사태이지만 세입차질이 5천억원 정도로 전체 차질액의 3분의1에 불과하다. 더구나 유가의 불확실성은 항시 상존해 있는 데도 이 기금 징수액을투융자의 재원으로 해서 특별회계예산을 편성해 온 것이 잘못된 것이다.

다음으로 재정운용에 대한 신뢰성 문제다. 불과 석달전 물가가 몹시 불안하자 재정운용을 긴축적으로 운용하겠다고 정부는 발표했었다. 지난 6월 1차 추경예산 편성 때에도 물가사태를 감안하여 당초 2조5천억원 규모의 추경예산 규모를 1조9천억원으로 축소시켰다고 홍보했었다. 그러던 정책당국이 물가불안이 야기되고 있는때 2차 추경예산을 편성한다면 정부가 정책의 일관성은 물론 신뢰성을 스스로 손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91년도 본예산안을 높게 책정하기 위하여인지 모르나 내년에는 추경예산편성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올해는 두번이나 추경예산을 편성하려 하고 있다. 이는 내년도 예산증가율을 낮추려는 계획된 행동이 아니냐는 오해의 소지마저 있다.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77년이후 그 예를 찾을 수 없는 2차 추경예산 편성은 논리적 타당성이 없다. 2차 추경예산편성에 대해 신중한 재고가 있어야 한다.
1990-08-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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