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쫓는 김일성”/불지,7ㆍ20선언 계기 북한특집

“무지개를 쫓는 김일성”/불지,7ㆍ20선언 계기 북한특집

김진천 기자 기자
입력 1990-07-23 00:00
수정 1990-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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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이룬 남한적화의 꿈… 아들에게 물려줘/45년 전시 체제… 남은 것은 경제 파국

프랑스의 르 휘가로지는 22일 한국의 「민족 대교류 기간」 제의와 이에대한 북한의 거부사실을 중점보도하면서 이를 계기로 개인숭배 권력세습등 북한의 실상을 폭로하는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다음은 「김일성,인간극성」제하의 르휘가로지 기사의 요약이다.

이미 왜소해진 「큰 지도자」 김일성은 오늘도 일곱빛깔 무지개를 잡으려 나무꼭대기에 오르고 있다.

이상한 도시 평양을 45년이나 지배하고 있는 올해 78세의 이른바 「인간북극성」 김은 결코 이즈러 질 수 없다는 몽상에 잠겨 있다. 스탈린도 죽고 모택동 티토도 사라졌으며 차우셰스쿠까지 없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자신의 후계자를 정해 놓았다는 사실이다. 「김」의 뒤는 다시 「김」이 이어받게 될 것이다. 「위대한 지도자」의 아들 김정일이 「사회주의 낙원」을 넘겨받도록 계획되어 있다.

북한에서는 간단히 되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것은 거대한 김의 동상벽화 또는 터무니없는 그의 전기들과 관련한 개인숭배에 연결되어 있다.

김이 어떤 조선소를 방문했다고 하자,그가 한 노동자에게 선글라스 하나를 선물하면 이를 받은 사람은 물론 이 장면을 본 모든 사람은 「감격에 목이 메인다」.

김이 어느 공원에 나타나면 그곳에 있는 「진달래꽃은 오직 인민을 영도하시는 경애하는 수령을 위해서만 활짝 피어난다」. 또 그가 어느 학교에 들렀을 때 선생은 학생들에게 「김일성 어버이께서는 자녀를 몇명이나 두셨지요」라고 묻고 어린 학생들은 합창하듯 입맞추어 「우리는 모두 어버이 수령의 자녀입니다」라고 답하는 것이다.

북한의 선전에 의하면 김일성은 한국의 시조인 단군이 나라를 편 백두산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다.

2차대전중 김은 격렬한 항일투쟁을 벌였다고 하지만 선전으로밖에 믿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소련군 관할의 한 수용소에서였으며 그때 그는 소규모 게릴라부대 인솔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남한이 군사정권과 산업화로 비춰진 반면 북한은 저개발과 개인숭배사상으로 표징되었다.

김의 「지상낙원」은 오직 남한을 제국주의자들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북한은 항상 총력전의 구호아래 총동원체제를 갖추고 있다.

전쟁의 이름아래 토론도 있을 수 없고 반대의견의 제시는 엄두를 낼 수 없다. 이같이 숨막힐 듯한 전쟁준비는 1945년부터 계속되어온 것이며 힘에 겨워 헐떡거리면서도 지속되고 있다.

괴상한 왕국,한건의 시위도 없고 누구도 싫어하는 이 나라에서 집권자는 인민들이 열광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리고 김정일이 후계자라고 수시로 선전하고 있다.

어린시절부터 천재성을 나타냈다느니 판단능력,관찰력,재능 등으로 두각을 나타냈으며 16살때 수천권의 책을 읽었다는등의 선전이 바로 그것이다.

김정일은 한 여배우에 빠져 영화관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한국에서 그는 테러의 지령자로 비난받고 있으며 살생을 즐기는 빗나간 독재자의 모델이 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휴전선이 실제로 개방되는 날 남북한 주민들은 아마도 분단의 현실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날에도 역시 북한주민들은 『위대하신 어버이수령 김일성­』하는 노래를 불러야 될 것이다.<파리=김진천특파원>
1990-07-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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