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용」으로 몰려 학생에 내쫓긴 신세…
세종대의 김모교수(47)가 교수연구실을 잃어버린 지는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지난달 25일 그날은 학교가 71일 동안의 임시휴업으로 잠들어 있다가 수업을 재개하는 날이었다.
김교수는 오랜만에 연구실로 나와 먼지쌓인 전공서적을 뒤져가며 그동안 밀렸던 수업을 어떻게 이끌어가나,강의계획표도 짜보았다.
그러나 하루도 못돼 그런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일부 학생들이 『어용교수에게는 수업을 받을수 없다』면서 연구실 출입문에 빗장을 대고 못을 박아 페쇄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김교수는 자신에게 붙여진 「어용」이라는 딱지가 『턱도 없는 것』이라고 맞서고 싶었지만 학생들의 위세에 밀려 연구실에서 쫓겨나올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이 내팽개쳐버린 책몇권을 주워들고….
제자들에게 밀려나온 김교수는 하는 수 없이 학교 이웃에 「임시연구실」을 정하기로 했다. 그나마 자신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학교 가까이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임시연구실」은 학교앞 다방이었다.
다방으로 출근한 처음 하루 이틀은 『이게 교수로서 무슨 꼴인가』라는 낭패감마저 들어 주위의 눈치를 보기도 했지만 이따금 가정학습을 하다 궁금한 점을 질문하러 온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차차 즐거움이 되어 요즘은 다방에서의 「집무」가 제법 익숙해졌다.
게다가 연구실을 폐쇄당한 다른 교수 몇몇도 다방 한켠에 자리를 마련해 놓고 책을 보며 간혹 학생들을 만나곤 하는 것을 보면서 낭패감 따위도 어렵잖게 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문교부가 최종 「유급시한」이라고 경고한 이달 10일이 다가오면서 김교수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교수들이 너무 나약하게만 느껴지고 있다고 했다.
자신들에게 거슬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용」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교문밖으로 밀어낸 제자들 앞에 당당히 나서서,그들을 나무라고 타일러야 할 마당에 다방을 전전해야 하는 형편이 부끄럽다는 것이었다.
『교수님이 「교수권」을 빼앗기고 학교앞을 서성이고 있는 것처럼 우리들도 우리들의 정당한 권리인 「학습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총장직선제니 학원민주화니 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그것보다 더욱 급한 것은 수업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교수님들이 나서야 합니다』라는 또 다른 학생들의 충고를 들었을 때 그 부끄러움은 더욱 크다고 했다.
세종대의 김모교수(47)가 교수연구실을 잃어버린 지는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지난달 25일 그날은 학교가 71일 동안의 임시휴업으로 잠들어 있다가 수업을 재개하는 날이었다.
김교수는 오랜만에 연구실로 나와 먼지쌓인 전공서적을 뒤져가며 그동안 밀렸던 수업을 어떻게 이끌어가나,강의계획표도 짜보았다.
그러나 하루도 못돼 그런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일부 학생들이 『어용교수에게는 수업을 받을수 없다』면서 연구실 출입문에 빗장을 대고 못을 박아 페쇄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김교수는 자신에게 붙여진 「어용」이라는 딱지가 『턱도 없는 것』이라고 맞서고 싶었지만 학생들의 위세에 밀려 연구실에서 쫓겨나올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이 내팽개쳐버린 책몇권을 주워들고….
제자들에게 밀려나온 김교수는 하는 수 없이 학교 이웃에 「임시연구실」을 정하기로 했다. 그나마 자신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학교 가까이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임시연구실」은 학교앞 다방이었다.
다방으로 출근한 처음 하루 이틀은 『이게 교수로서 무슨 꼴인가』라는 낭패감마저 들어 주위의 눈치를 보기도 했지만 이따금 가정학습을 하다 궁금한 점을 질문하러 온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차차 즐거움이 되어 요즘은 다방에서의 「집무」가 제법 익숙해졌다.
게다가 연구실을 폐쇄당한 다른 교수 몇몇도 다방 한켠에 자리를 마련해 놓고 책을 보며 간혹 학생들을 만나곤 하는 것을 보면서 낭패감 따위도 어렵잖게 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문교부가 최종 「유급시한」이라고 경고한 이달 10일이 다가오면서 김교수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교수들이 너무 나약하게만 느껴지고 있다고 했다.
자신들에게 거슬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용」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교문밖으로 밀어낸 제자들 앞에 당당히 나서서,그들을 나무라고 타일러야 할 마당에 다방을 전전해야 하는 형편이 부끄럽다는 것이었다.
『교수님이 「교수권」을 빼앗기고 학교앞을 서성이고 있는 것처럼 우리들도 우리들의 정당한 권리인 「학습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총장직선제니 학원민주화니 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그것보다 더욱 급한 것은 수업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교수님들이 나서야 합니다』라는 또 다른 학생들의 충고를 들었을 때 그 부끄러움은 더욱 크다고 했다.
1990-07-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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