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독의 통화·경제·사회통합에 쏠렸던 세계의 이목이 다시 소련으로 옮아가고 있다. 2일부터 10일간 예정으로 열리고 있는 모스크바의 제28차 소련공산당대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결과는 소련뿐 아니라 세계의 내일까지도 결정적으로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신사고 외교의 결과로 동유럽의 공산당들은 작년 후반부터 금년 초반에 걸쳐 완전히 몰락했다. 한때 「전지전능」의 대명사였던 공산당이 이제는 「무지무능」의 상징으로 전락했으며 증오와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련에서 동유럽으로 불어닥친 이 바람이 이제 다시 소련으로 되돌아가는 「부머랭」 현상을 일으키며 원조의 공산당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소련의 공산당은 무사할 것인가. 소련에서도 공산당의 인기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소련신문의 독자여론조사에 따르면 소련공산당이 본래의 기반인 노동자·농민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은 6%에 불과했으며 85%가 당관료의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에서는 이 공산당을 대신할 조직적인 정치세력이 없다. ◆이번 당대회에 임하고 있는 고르바초프대통령의 고민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5년동안 공산당은 그의 개혁추진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걸림돌이 되어 왔다. 소련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스며있는 공산당조직은 기득권의 옹호를 위해 개혁의 진행을 방해하고 지연시키는 데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산당을 버리든가 개혁하지 않고는 소련개혁의 앞날은 절망이란 것이 옐친등 개혁파는 물론 고르바초프의 생각이다. 개혁을 거부하는 보수파를 향해 이미 시작한 개혁의 길을 재촉하든지 보수세력주도의 암흑시대로 돌아가든지 선택하라는 고르바초프대통령의 개막연설 위협도 이런 배경위의 절규인지 모른다. 한반도의 운명과도 무관할 수 없게 된 소련 공산당대회의 귀추가 주목된다.
1990-07-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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