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에서의 공동인식(사설)

영수회담에서의 공동인식(사설)

입력 1990-06-17 00:00
수정 1990-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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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노태우대통령과 김대중 평민당총재간의 영수회담이 구체적 성과보다는 새로운 정치의 실현가능성을 제시하는데 그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우리는 또 통일ㆍ외교ㆍ북방 등 국가적 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조와 정치적 안정의 이룩이라는 영수회담의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여야가 보다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가의 발전을 가져오는 구체적 성과를 얻겠다는 각오와 노력을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

우선 오는 18일 열릴 임시국회는 이같은 노력이 가시화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미 일부 국회상임위원장의 평민당할애등 여야간의 대결을 지양하고 협조를 유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가고 있는 만큼 초당적 투쟁이 난무하던 과거의 형태에서 벗어나 정치안정과 생산적 결과를 함께 얻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사실 이번 영수회담은 국민들의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여야는 3당통합이후 상호 불신속에서 대결구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여당은 여당대로 평민당이 여소야대 정국에서의 프리미엄을 잃자당략적 차원에서 3당통합을 비난하고 급진세력을 부추기고 있다는 불쾌감을 가졌고 평민당은 나름대로 거여가 자신들을 소외시킨 채 국정을 전단하려든다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렇기 때문에 3당통합이후 처음 열리는 영수회담을 통해 상호간의 불신을 줄이고 나아가 화해와 협력으로 새 정치를 이루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노대통령의 정상외교로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통일에 대비해야 되겠다는 국민적 자각이 고양되고 있는 시점이기에 이같은 기대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번 영수회담이 총론적으로 이같은 기대에 어느 정도나마 부응했다. 그러나 명분ㆍ원칙같은 총론에는 쉽게 합의하면서도 이를 구체화하는 데에는 당리당략적 시각과 책략이 춤춰온 정치적 경험에 비춰 각론의 합의에는 수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그렇더라도 하나하나 합리적 결론을 내는 것이 정치이며 또한 정치인의 책무이다. 격만 따지지말고 여러 채널의 협상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정치가 당면하고 있는 중요한 과제는 총체적 난국의 극복과 외교ㆍ통일 등에 대한 적극대처,그리고 민주화와 개혁의 진전등이라 할 수 있다. 이중 총체적 난국극복은 정치의 안정으로 경제ㆍ사회적 안정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외교ㆍ통일대처는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단합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볼때 영수회담에서의 공동인식이 뜻하는 바가 크다.

다만 민주화와 개혁문제에 대해서는 여야의 꾸준한 대화가 필요하다. 이번 회담에서 정치제도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내각제개헌문제에 대해 의견이 상반되었고 지방자치제에의 정당참여문제도 의견이 엇갈렸다고 들린다. 따라서 당면한 과제인 정치안정을 위해서 이같은 문제들에는 시간을 갖고 합의에 근접하기 위한 노력을 벌여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은 과거 서울올림픽등 두어번 있은 국가발전의 호기를 정쟁으로 일실한 뼈아픈 경험을 반성하는 자세에서 출발해야 한다. 여야 대결구도나 정쟁정치에서 벗어나라는 말이다. 영수회담의 성과가 원칙표명에서 끝나지 않고 보다 구체적으로 이어지도록 여야 정치인들이 분발해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
1990-06-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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