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따이한 혼혈아」5천∼1만명

베트남에 「따이한 혼혈아」5천∼1만명

입력 1990-05-08 00:00
수정 1990-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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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학ㆍ취업등서 차별… 신원 속이며 생활/그리운 아버지나라 한국행 가장 원해

한국의 베트남 참전으로 혼혈아라는 부담을 안고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살고 있는 한국계 2세들이 줄잡아도 5천명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 주월한국군 총사령관 채명신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국제사회복지협의회(회장 정주태)와 관련을 맺고 있는 국제사회복지개발주식회사의 베트남 지사장으로 파견돼 있는 김병하씨(61)는 베트남이나 한국정부가 베트남의 한국계 2세들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아 분명한 숫자는 헤아릴 수 없으나 대략 5천∼1만여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64년 9월 비둘기부대를 효시로 베트남이 공산화되기 전인 73년 3월까지 베트남에 파견된 한국군은 약 32만명이었고 여기에 민간기술자ㆍ기능공ㆍ개인사업가 등까지 합치면 베트남 전쟁기간 중 베트남을 다녀온 사람은 약 40만명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베트남사회에서 「라이따이한」(한국계 혼혈아)이라는 약간 경멸조로 불려지고 있는 한국계 2세들은 대부분 취학이나 취업을 위해 신원을 속이면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신원이 노출된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들은 과거 한국군이나 민간기술자들이 근무했던 지역에서는 거의 어디서나 발견되며 나이는 대략 15세∼20대초반을 이루고 있다.

호치민시의 경우 과거 한국인 기술자들이 집단으로 일하고 있었던 쭈민가장에는 아직도 많은 「라이따이한」들이 살고 있다.

이곳에서 돼지고기와 닭고기,생선 등을 반찬으로 구워 초라한 밥집을 경영하고 있는 구엔 티 안여인(53)은 라이 따이한들이 베트남 사회에서 크게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지는 않으나 취학과 취업에는 다소 제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 여인은 라이 따이한들은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의무교육기간인 9년밖에 학교를 다닐 수 없으며 정부기관이나 정부운영회사에서는 신원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취업을 거부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면서,대부분의 한국인 현지처나 라이 따이한들은 신원노출을 꺼리고 있으며 날품팔이나 재봉일ㆍ자전거 수리ㆍ행상으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길거리에서 음식이나 복권등을 팔아 그날 그날을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7년 H사의 전기수리공으로 베트남에 와 75년까지 있었던 한국인 오모씨(64)의 베트남 현지처가 된 안 여인은 월맹군과 베트콩 게릴라들이 사이공을 함락시킨 75년4월30일 이후 두달간은 보복같은 것이 두려워 벌벌떨며 문밖에도 잘 나가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고하고 비록 오씨와의 사이에 「구엔」이란 이름대신 김치양(20),도선군(18ㆍ직업고2),동진군(16ㆍ직업고1) 등 한국이름으로 남매를 두고 있으나 오씨를 이해하기 때문에 재결합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나 오씨가 자주 베트남을 방문,어려운 생계를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도와 부엌일을 하고 있는 김치양은 다섯살때 떠난 아버지가 그동안 아프리카국가들을 전전하면서 편지를 보내왔고 지난해 10월에는 호치민시를 직접 찾아 돈까지 주고 갔다면서 언젠가는 그리운 아버지의 나라인 조국 따이한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라이 따이한들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무학이거나 국교와중학교 중퇴생들이다. 대학에 다니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들의 일부는 또 대도시를 떠나 시골로 생계지를 옮기고 말았다.

이들의 최대희망은 베트남인의 최대희망이 「해외탈출」이듯이 「한국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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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처들이나 라이 따이한들은 그러나 너무나 흘러버린 긴 세월의 간격탓인지 남편ㆍ아버지와의 재결합은 거의 포기하고 있다.<호치민연합>
1990-05-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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