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팽팽한 줄다리기

「근로자의 날」 팽팽한 줄다리기

황진선 기자 기자
입력 1990-03-08 00:00
수정 1990-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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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 “5월1일 「노동절」부활,자체행사 강행”/정부 “「산업평화」깰 우려,현행대로 3월10일에”

법정유급휴일로 지정된 3월10일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정부 및 기업주와 한국노총 등 노동단체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각 사업장에서 마찰과 혼선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노총측은 『현행 근로자의 날은 지난57년 자유당정부가 노동운동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5월1일의 노동절 대신에 지정한 것이므로 원래의 노동절인 5월1일을 유급휴일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총은 이에따라 지난 1월18일 산업별 노동조합연맹 대표회의를 열어 근로자의 날 대신에 5월1일에 휴무하기로 결정,산하조직에 관련지침을 시달한데이어 지난달 28일 박종근위원장이 위원장에 재선되면서 노동절행사의 강행방침을 재확인했다.

노총측은 특히 『지난해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근로자의 날을 5월1일 노동절로 변경하기로 결의한데 따라 같은해 4월 국회에 낸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개정청원을 정부ㆍ여당에서 그동안 긍정적으로 검토해오다 3당이 합당한 뒤 갑자기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민주화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총은 또 미국 일본 등 극소수국가를 제외한 동남아 유럽 남미 등의 대부분의 국가가 5월1일에 노동절행사를 갖고 있을뿐 아니라 민주화시대를 맞아 노동운동의 자주성을 회복한다는 상징적인 의미에서도 노동절을 부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측은 이같은 노총의 움직임이 스스로의 개혁노선과 선명성을 과시하고 노동절의 부활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전노협」 등 재야운동단체를 인식한 대응전략이라고 보고 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5일 내무ㆍ노동ㆍ상공 등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근로자의 날 행사를 현행대로 10일에 거행토록 각 지방노동관서에 시달했다.

정부관계자들은 특히 5월1일을 전후해 한국노총이 「전노협」 등 재야단체와 세를 과시하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경우 대규모 연대파업과 가두시위가 격화돼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산업평화가 파괴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영자총협회 또한 전국 회원기업에 공문을 보내 근로자의 날을 현행대로 3월10일로 지켜 줄 것을 촉구했다.

경총은 『최근 노총이 근로자의 날을 5월1일로 변경키로 해 기업내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근로자의 날은 법률에 의해 제정된 것이므로 이를 준수해 모든 행사를 오는 10일에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측은 노동절행사가 공산국가의 선전도구로 이용되고 있는만큼 북한의 선전ㆍ선동에 악용될 우려가 크고 노총이 「전노협」과 세 과시경쟁을 할 경우 해방후 좌익계열인 「조선노동조합 전국평의회」(전평)와 「대한 독립촉성 노동총연맹」이 경쟁적으로 집단시위를 벌여 사회혼란을 부른 것과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는 또 노사관계가 안정된 일본 미국 캐나다 등 선진자유국가에서는 그 나라의 실정에 따라 「근로자의 날」을 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기아산업 아시아자동차 대우조선 서울지하철공사 등 6개 대기업 노동조합대표들은 지난4일 하오 경남 울산시 「울산사회선교협의회」에서 최근 노동정국과 관련한 회의를갖고 근로자의 날을 5월1일 노동절로 변경하기로 한 노총의 입장을 전폭 지지,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현재 정부측의 방침에 따라 3월10일에 휴무하기로 한 산별노련은 철도 체신 항운 연합 자동차 금융노련 등 6개이고 제조업체 가운데 상당수의 노조는 노총의 방침에 따라 이미 노사협상을 통해 5월1일에 휴무하기로 했거나 협상을 계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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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현재 상황으로는 올해 근로자의 날 행사는 아무래도 정부와 노총 등의 주장이 맞서 10일과 5월1일로 각각 반쪽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황진선기자>
1990-03-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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