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속임수 세일」 전원무죄/“소비자보호 누가하나” 시민 반문

백화점 「속임수 세일」 전원무죄/“소비자보호 누가하나” 시민 반문

입력 1990-02-20 00:00
수정 1990-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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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판매는 사기죄 성립 안돼” 법원/“피해자 진술권 무시,항소방침” 검찰

「속임수 바겐세일」로 말썽을 빚었던 서울시내 유명백화점 간부들에게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형사지법 이태운판사는 19일 이 사건 선고공판을 열고 롯데백화점 전 숙녀의류부장 송영찬(43),신세계백화점 여성의류부장 신기철(39),현대백화점 의류부장 홍사영(46),뉴코아백화점 숙녀의류부장 안창렬(54),미도파백화점 영업부장 이수길(42),한양유통 잠실지점장 이희봉피고인(44) 등 6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들은 백화점의 중간관리자일뿐 거래업체와 공모해 변칙세일을 했다고는 볼수 없고 할인판매도 손님을 끄는 행위도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기망행위라고 할 수 없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허위과장된 광고를 하거나 상품의 질 또는 양을 속이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정거래법 제15조를 위반한 것은 분명하나 이 부분도 경제기획원장관의 고발이 없었으므로 처벌할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에앞서 피해자들의 진술 및 이 사건과 관련돼 민사소송에 계류중인 기록의 검증을 위해 변론재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피고인들에게 전원 무죄판결이 내려지자 검찰측은 『재판부가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피해자 진술권을 무시하고 변론재개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대해 법원이 해석을 달리한 만큼 항소심에서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항소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편 소비자단체들은 『검찰의 범죄사실 입증방법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속임수 판매가 분명한데도 관련자들에게 무죄가 선고된다면 소비자들의 피해는 어디 가서 보상받겠는가』고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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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 김재옥씨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엄연한데도 무죄판결을 내린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이 판결은 결국유통업체가 소비자를 속여도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사례를 남겨 속임수판매행위를 더욱 조장하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1990-02-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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