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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주문 폭주하는데 악재… 다른 부품까지 끊기면 큰일” 한숨

“신차 주문 폭주하는데 악재… 다른 부품까지 끊기면 큰일” 한숨

박정훈 기자
박정훈 기자
입력 2020-02-05 23:50
업데이트 2020-02-06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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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멈춘 현대차 울산 공장 가보니

식당 곳곳 열화상 카메라… 방역 작업중
실적 회복 중에 ‘G80 ’ 등 수익성 영향 우려
직원들 “휴업 길어지면 어떻게 할지 캄캄…집에 있어도 마음 불편해 공장에 나와”
노조, 대책위 구성·여행 자제 등 내부 단속
협력업체 “손실·휴업수당 감당 못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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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정문 출입구에 열화상 감지 카메라 가동 안내문을 붙여 놓고 출입 근로자들을 관리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정문 출입구에 열화상 감지 카메라 가동 안내문을 붙여 놓고 출입 근로자들을 관리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신차 주문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공장이 멈춰 서니 앞이 캄캄합니다. 중국산 다른 부품까지 공급이 끊기면 앞으로 휴업 장기화에 따라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어요.”

5일 오전 6시 30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방문객의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웠던 평상시와 달리 울산공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정문, 명촌문 등 6개 출입문마다 직원들의 발열 체크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외부인 출입은 전면 차단됐다. 현대차 울산 전체 1~5공장 가운데 1·4·5공장은 가동을 멈췄고, 이날 출근한 2·3공장 근로자 2만 2000여명도 7일부터 모두 휴업에 들어간다. 공장 내 식당 곳곳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비치됐고, 가동 중단된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방역작업만 연거푸 이뤄지고 있다.

노사는 오는 11일까지 휴업을 결정했지만, 중국산 부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거나 다른 부품까지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휴업 사태 장기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장 직원들도 너나 없이 휴업 장기화 걱정뿐이다. 공장 근로자 정모(45)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악재가 여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휴업이 길어지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당기순익이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3조 2684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는 길목에서 신종 코로나 악재로 생산이 ‘정지 상태’에 놓인 것이다. 전날 생산이 중단된 5공장 1라인은 제네시스 G80 등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곳이라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지난 15일 출시한 제네시스 인기 차종 GV80은 울산 2공장에서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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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산 자동차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현대자동차 공장 일부 라인이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5일 오전 평소 차들로 가득했던 울산 북구 현대차 대형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울산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산 자동차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현대자동차 공장 일부 라인이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5일 오전 평소 차들로 가득했던 울산 북구 현대차 대형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울산 뉴스1
현대차 1공장에 근무하는 최모(55)씨는 생산 라인이 멈췄지만 공장에 나왔다고 했다. 그는 “생산 라인이 멈춰서 집에 있지만 마음이 불편해 쉬는 게 쉬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차가 많이 팔려야 연말에 성과금도 받을 수 있는데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공장 강모(33)씨는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열화상 카메라로 체크를 하고, 마스크를 쓴 사람이 많아지면서 신종 코로나가 남의 얘기가 아닌 것 같다”며 “7일부터 회사에 나가지 않는데 이번 사태가 언제 끝날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생산이 중단되면 하청업체에까지 피해가 번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공급 중단 사태가 자동차 내 배선 장치 묶음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에 그치지 않고, 다른 부품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현대차 원청뿐 아니라 울산, 포항, 부산, 양산, 경주 등에 입주한 협력업체도 직격탄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노조 차원에서 신종 코로나 예방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휴업 기간 해외여행 자제를 당부하는 등 내부 단속도 하고 있다.

이날 현대차 노사와 울산지역 협력업체 8개사 대표는 울산시청에서 ‘신종 코로나 대응 자동차부품업체 간담회’를 가졌다. 협력업체들은 울산뿐 아니라 경주, 포항, 양산, 부산 등에 입주해 있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과 근로자들의 휴업수당 지급 어려움을 호소했다.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휴업수당까지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20-02-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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