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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명까지 구하겠다더니”…구조 소식은 언제

“마지막 한명까지 구하겠다더니”…구조 소식은 언제

입력 2014-04-20 00:00
업데이트 2014-04-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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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조류·해저 펄 탓에 선체 진입 번번이 실패현장지휘능력 부재·탁상공론식 절차 진행 지적도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은 진도체육관을 방문해 “마지막 한분까지 구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약속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같은날 정부 차관 회의에서 “마지막 한명까지 구조하는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 한명까지’는 중대본, 범부처 사고대책본부, 해경 등의 브리핑에서도 정부 관계자의 약속에서 등장한 말이다.

그러나 사고 발생일인 16일이 지난 뒤로 구조 소식은 없다.

17일부터는 마지막은 커녕 ‘첫 한명’도 없이 소중한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구명조끼를 입은 시신들이 떠오르는 동안 실종자 가족은 지쳐가고 있다.

구조 작업이 더딘 이유는 명확하다. 대다수 실종자가 갇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배 안에 접근하지 못하고 갇혀 있기 때문이다.

사고 해역은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승리로 유명한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센 맹골수도다.

얼굴에 착용한 장비가 벗겨져 나간다거나 태극기가 펄럭이듯 몸이 흔들린다는 잠수사의 말은 구조 작업의 어려움을 대변했다.

해저는 펄 지대여서 강한 조류에 쓸린 펄은 잠수사들의 시야를 가린다. 이 때문에 가시거리가 20㎝에 불과해 자신의 손조차 보이지 않을 지경이라고 한 잠수사는 전했다.

잠수사들은 천안함 사건 당시 백령도 해상보다 작업 환경이 더 나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의 흐름이 멈추는 정조 시간대는 6시간에 한번 찾아오지만 비바람, 안개, 어둠 등 외부 환경으로 소중한 적기를 놓치는 일도 있었다.

지형이나 기상이 아닌 기술적인 한계도 있다.

여러 잠수사의 동시 투입이 검토되고 있지만, 잠수사들의 안전을 고려하면 2인 1조의 잠수 방식이 가장 완전하다. 그러나 한정된 시간과 여건에서 2인 1조 릴레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해경은 자원봉사자와 함께 세월호에 여러 개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동시수색이 가능하게 하려 했다.

자원봉사자 2명이 사비를 털어 부표와 로프 등 어구를 산 뒤 밤새 가이드라인 20개를 묶은 로프를 만들었지만 높은 파도에 접근조차 못 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성공했다면 선수와 선미 사이 최소 20개 지점에서 잠수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대규모 수색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났다는 소식에 긴 한숨과 함께 안타까움을 토해냈다.

민간 잠수사에게 선박에서 호스로 공기를 공급하는 ‘에어 컴프레셔’가 고장나 공기 공급이 끊기는 일도 있었다.

현장 지휘 능력 부재와 탁상공론식 절차 진행이 구조를 지연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처간 업무 분담이나 부처 내부 보고 절차에 얽매어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실종자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고 발생 3일만인 19일에야 야간 조명 지원을 위해 채낚기 어선을 동원한 것도 실종자 가족의 요구로 이뤄졌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해상 인명구조 임무를 진 해경의 전문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사고 발생 5일째, 국민은 여전히 기적을 기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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