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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난 자제하는 한·미·일… 평화프로세스 악화 땐 모두 불리

北 비난 자제하는 한·미·일… 평화프로세스 악화 땐 모두 불리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9-05-06 22:30
업데이트 2019-05-0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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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단거리’ 부각하며 대화 방점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얻을 기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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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핀란드에서 열리는 북극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공군 대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중·장거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대북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 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핀란드에서 열리는 북극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공군 대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중·장거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대북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 AFP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의 시험 발사를 감행한 뒤 한·미·일 모두 비난을 자제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악화되면 모두에게 불리한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한 대응으로 보인다. 평화 프로세스의 보이지 않는 큰 줄기가 강한 구속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ABC·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발사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사일 동결 성과’로 내세웠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무관한 단거리용임을 확인하면서 비난보다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하는 협상 결과를 얻을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응하려는 듯 한·미·일이 북한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했지만, 북한의 발사체가 한·미·일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트윗에서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며 북한과 비핵화 합의를 만들어 낼 의지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일본도 이례적으로 비판을 자제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대북 항의 등 조치는 없을 거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 아베 총리는 지난 2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조건 없이 김 위원장을 만나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미 교착을 틈타 일본의 역할을 확대해 보려는 노림수와 자신의 외교 분야 성과에 대한 조급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한 촉진자 역할을 하려 노력 중인 한국 역시 한미 간 공조를 강조하며 북한의 발사체를 분석 중이라는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한·미·일 3국의 입장에는 북한 역시 판을 깨려는 행보를 보인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일 “북한의 발사체는 한미 연합훈련의 맞대응 조치로 그간 보여 온 비핵화 의지나 경제집중노선은 여전하다”며 “북한 매체는 발사체에 대해 미사일 실험이 아니라 훈련이라고 명명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후 경제시찰을 이어 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경제·안보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외교적으로 우군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러 정상회담 결과가 성공적이지 않자 군사 부문도 자력갱생으로 가는 듯하다”며 “미국 내에서도 대북 대화파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등 북한에 우호적이었던 지난해와 판세가 달라졌고 김 위원장이 묘수를 던져도 미국의 전향적인 비핵화 입장 변화를 이루기는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미·일 3국이 비핵화 판을 깨지 않으려 노력하는 현 상황은 한반도 해빙무드 이전과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언뜻 평화 프로세스가 좀처럼 분명하게 손에 잡히지 않는 것으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17개월간 진행되면서 각국이 이 프로세스를 소중하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갖게 됐다”며 “이런 측면에서 평화 프로세스가 상당히 강하게 관련국을 끌고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5-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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