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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 비례대표 장정숙의 두번째 ‘상상탈당’

기형적 비례대표 장정숙의 두번째 ‘상상탈당’

신형철 기자
입력 2019-08-08 22:38
업데이트 2019-08-0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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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상 자발적 탈당 땐 의원직 상실에
소속 바른미래, 활동은 평화→대안정치로
3지대땐 안철수계 등 상상탈당 속출할 듯
“기득권 지키려는 이기심이 3류정치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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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숙 민주평화당 의원 연합뉴스
장정숙 민주평화당 의원
연합뉴스
8일 탈당을 결의한 민주평화당 반당권파 의원 10명에 포함된 장정숙 의원의 공식 당적은 바른미래당이다. 따라서 ‘민주평화당을 탈당한다’는 말은 엄밀히 말하면 맞지 않다. 하지만 장 의원은 그동안 당적만 바른미래당이었을 뿐 의정 활동은 민주평화당에서 해왔다. 이처럼 기형적인 활동을 해온 건 비례대표라는 그의 특수한 정체성 때문이다.

현행법(공직선거법 제192조)상 비례대표 의원은 지역구 의원과 달리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자동 상실한다. 때문에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장 의원은 의원직을 잃지 않기 위해 탈당계를 내지 않고 몸만 민주평화당으로 옮겨와 민주평화당 의원으로 활동을 했다. 그랬던 장 의원이 다시 민주평화당을 탈당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장 의원은 정치적으로는 두 번 탈당하면서 실제로는 한 번도 탈당을 하지 않은 이상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장 의원이 두 번이나 ‘상상탈당’을 했다”는 우스개마저 나온다.

공직선거법에 묶여 몸만 나가고 당적은 유지하는 비례대표 의원은 장 의원뿐만이 아니다. 이상돈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사실상 무소속처럼 활동하고 있고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인 박주현 의원도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다.

제3지대 개편이 본격화하면 ‘상상탈당’이 속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표적으로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인 김중로·이태규·김수민·김삼화·신용현·이동섭 의원이 비례대표들이다.

일각에서는 의원직이라는 기득권은 놓치기 싫고 차기 총선에서 유리한 정당에서 활동하고는 싶은 이기심이 이처럼 기형적인 비례대표 의원들을 양산하고 ‘3류정치’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비례대표는 한 당의 당헌에 따라 뽑힌 의원이기 때문에 개인의 신념에 따라 당적을 옮기고자 한다면 의원직을 잃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그것이 비례대표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19-08-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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