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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혈맹관계 복원 ‘합창’…김정은 방중 성사되나

북중, 혈맹관계 복원 ‘합창’…김정은 방중 성사되나

입력 2015-10-10 18:24
업데이트 2015-10-1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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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윈산, 시진핑 특사 역할…”북한 끌어안겠다는 뜻” 김정은 “북중 친선은 선대 지도자 가장 큰 대외업적”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혈맹관계’ 복원을 본격 시도하고 나서 주목된다.

중국 국가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방북 첫날인 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사실상 시진핑 주석의 특사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선(先) 남한 방문으로 경색됐던 북중관계가 혈맹관계를 회복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류윈산 상무위원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양국간 고위층 교류를 강화하자고 제안함에 따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일성·김정일 선대 지도자의 중국 방문 전통을 이어받을 지 주목된다.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며 긴밀한 소통과 심화된 협력, 장기적이고 건전하며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전날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도 “두 나라와 두 나라 인민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며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류윈산 상무위원에게 “조중관계는 단순한 이웃과의 관계가 아니라 피로써 맺어진 친선의 전통에 뿌리를 둔 전략적 관계”이며 김일성·김정일 선대 지도자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이 북중친선이라며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전통은 역사책이나 교과서에 기록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계승하고 빛내어야 한다”며 그동안 북중관계 경색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앞으로 조중친선이 쌍방의 노력에 의해 더욱 힘있게 과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특히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참관 주석단 자신의 옆자리에 류윈산 상무위원을 세워놓고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며 북중관계 복원을 전세계에 과시했다.

시진핑 주석이 더이상 북한을 방치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주도적으로 북중관계를 개선해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데 대해 김정은 제1위원장도 적극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중 양국 최고지도자들의 이 같은 관계개선 시도는 2년째 지속된 양국간 경색 국면이 자국의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함께 세계 초강대국을 지향하는 중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최근 들어 다양한 관계개선의 신호를 북한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성장을 위해 시동을 걸고 있는 북한 역시 국제사회의 고립과 압박이 갈수록 강화되는 속에서 언제까지 중국에 등을 돌릴 수만 없을 뿐 아니라 ‘후원 강대국 중국’의 우산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정은 제1위원장도 지난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중국인민지원군에 경의를 표시하고 화환도 보낸 데 이어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중국 전승절 행사에 보내는 등 관계 개선 움직임을 조금씩 드러냈다.

북중 양국이 서로 신호를 보내면서 탈출구를 모색하는 가운데 중국이 류윈산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함으로써 본격적인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과 중국 양국은 고위급 교류를 재개하고 지지부진했던 정부 차원의 경제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등 다방면적인 협력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중국 대표단에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포함돼 이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양국간에는 류윈산 상무위원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 강조한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서도 종전 같은 노골적인 마찰을 자제하면서 진지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김정은 제1위원장이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과 함께 노력할 의지가 있다”는 류윈산 상무위원의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6자회담 재개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선제적 조치를 ‘전제조건’으로 평가하며 회담을 가로막는 것은 미국이라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0년 2월에도 방북한 왕자루이 부장을 통해 “한반도의 핵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했고, 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6자회담을 재개하려는 유관 당사국들의 성의있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북한은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전달했을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중국의 중재 역할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의 적대정책을 이유로 핵을 고집해 북중 간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당면 현안에 대한 합의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은 중국의 입장을 적절히 수용하면서 비핵화 문제를 ‘한반도 평화’라는 의제 속에서 다루며 북중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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