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일 개천절? 한국 농구 민낯 드러낸 날

10월3일 개천절? 한국 농구 민낯 드러낸 날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3-10-04 16:53
업데이트 2023-10-0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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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8강에서 중국에 70-84로 완패 17년 만에 메달권 진입 실패
여자는 4강에서 일본에 58-81로 대패 17년 만에 결승전 진출 실패
세계 농구 흐름 못쫓은 우물 안 개구리 전락 中, 日과 격차 뚜렷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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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준결승전에서 81-58로 대승을 거둔 일본 선수들의 환호 뒤로 한국 선수들이 퇴장하고 있다. 항저우 오장환 기자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준결승전에서 81-58로 대승을 거둔 일본 선수들의 환호 뒤로 한국 선수들이 퇴장하고 있다. 항저우 오장환 기자
10월 3일은 한민족의 하늘이 열린 ‘개천절’이지만 국내 농구계에서는 한국 농구가 민낮을 드러낸 날로 기억될 전망이다.

3일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농구 경기에서 한국 남녀 대표팀은 나란히 참패를 당했다. 추일승호는 8강전에서 중국에 70-84로 완패하며 17년 만에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정선민호는 4강전에서 일본에 58-81로 대패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여자농구가 아시안게임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은 17년 만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센터가 3점슛을 던지고 가드가 포스트업을 하는 등 포지션 파괴를 기빈으로 파생되는 세계 농구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 농구의 현주소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자의 경우 아시아 최고 빅맨 저우치가 부상으로 빠져 최상의 전력이 아닌 중국과 신예를 주축으로 2군에 가까운 전력의 일본을 비집고 9년 만의 금메달을 꿈꿨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물론, 오세근을 비롯해 송교창, 여준석, 최준용, 이현중, 문성곤이 부상 등으로 합류하지 못해 추일승 감독이 구상한 포워드 농구에 차질을 빚기는 했다.

일본과의 조별리그 경기부터 이상 징후는 감지됐다. 역동적으로 움직여 공간을 만들어내고 거침 없이 외곽포를 쏘아 올리는 일본에게 당했다.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던 것처럼 무기력한 수비로 무려 17개의 3점포(성공률 41%)를 얻어맞았다. 결국 조 2위로 밀린 한국은 바레인과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른 뒤 14시간 만에 중국에 맞서야 했다. 그런데 키가 큰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외곽보다는 포스트업과 골밑 득점에 치중하다 완패했다. 키 큰 중국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보다 더 빠르고 슛이 좋고 돌파도 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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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 중국과의 경기에서서 70-84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퇴장하고 있다. 항저우 오장환 기자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 중국과의 경기에서서 70-84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퇴장하고 있다. 항저우 오장환 기자
여자 농구 한일전은 일본 농구의 장점이 도드라진 경기였다. 남자와 달리 최정예로 구성된 일본 여자 선수들도 공이 있든 없든 끊임 없이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었다. 이러한 스페이싱을 기반으로 한 과감한 돌파와 컷, 그리고 한 박자 빠른 외곽포를 휘몰아쳤다. 또 3점 라인보다 먼 거리에서 ‘딥3’까지 거푸 성공시켰다. 정선민 감독이 허탈한 웃음을 지었던 대목이다. 일본은 이날 3점슛 14개(성공률 44%)를 림에 꽂았는데 박지수(198㎝)보다 13㎝ 작은 빅맨 다카다 마키가 5개를 던져 3개나 넣었다. 한국은 3점슛 3개(20%)에 그쳤다. 일본은 공수 전환도 빨라 속공 득점에서도 21-4로 한국을 압도했다.

박지수는 경기 뒤 “일본은 키가 작은데도 국제 경쟁력이 있는 팀”이라며 “우리도 신장 탓을 할 게 아니라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농구의 강점이었던 스피드와 3점슛이 더이상 강점이 아니게 됐다”면서 “국제 무대에서 선진 농구를 배워보고 싶은데 국내에서만 하다 보니 접할 기회가 없다는 게 아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홍지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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