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에 반기, 주한미군 철수 막은 싱글러브 영면

카터에 반기, 주한미군 철수 막은 싱글러브 영면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8-21 16:23
업데이트 2022-08-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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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2000명 주한미군철수 공약 카터에
1977년 WP인터뷰서 “오판” 공개 비판
강제전역 뒤에도 “승진 대신 수백만 살려”
미망인 “한국을, 여러분 모두를 사랑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존 싱글러브 예비역 소장의 안장식을 거행하는 장면. 워싱턴공동취재단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존 싱글러브 예비역 소장의 안장식을 거행하는 장면. 워싱턴공동취재단
“5년 이내에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계획은 전쟁의 길로 유도하는 오판이다.”

1970년대 카터 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대했다가 강제 퇴역당했던 존 싱글러브 예비역 소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의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안장식을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당시 3만 2000명이던 주한미군 철수를 결심했지만, 외교·군 관료들은 공산주의를 막을 방어선을 위해 외려 미군 증원을 주장했다. 이 때 유엔사 참모장으로 한국에 있던 싱글러브 장군이 1977년 5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카터 대통령의 공약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로 인해 그는 워싱턴DC로 송환돼 옷을 벗었다.

그는 이후 WP가 ‘오프더레코드’(off the record·비보도 전제)를 져버렸던 사건이라고 언급했지만, 당시 카터 대통령 앞에서 자신의 생각은 보도 내용과 같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주한미군 철수 계획은 결국 백지화됐다.

이후 한 관계자가 주한미군 철수에 동조했다면 “별 몇 개를 더 달 수 있었을텐데”라고 아쉬워하자 “내 별 몇 개를 수백만명의 목숨과 바꿨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답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안장식에서 조태열 주미한국대사가 대독한 조전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장군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전쟁 영웅이자 한국전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인 김화지구에서 대대장으로 전투를 지휘하며 대한민국을 끝까지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존 싱글러브 예비역 소장의 운구 행렬. 워싱턴공동취재단
존 싱글러브 예비역 소장의 운구 행렬. 워싱턴공동취재단
1921년생인 싱글러브 장관은 대학을 중퇴하고 군에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한국전쟁 외에 프랑스,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에서 활약했다. 고인의 미망인인 조앤 래퍼티 여사는 “그는 한국을 사랑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했다”고 말했다.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안장식에는 최고의 예우를 상징하는 21발의 예포가 울렸다. 싱글러브 장군은 지난 1월 29일 테네시주 자택에서 10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안장식은 가족과 국립묘지 측이 협의해 통상 사망 수개월후에 연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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