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전 국회의원
박근혜 복심...민주 텃밭서 출마땐 전국 이슈 떠오를 듯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64) 전 새누리당 대표가 오는 6월 전남지사 선거 출마의사를 사실상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의 불모지이자 민주당의 텃밭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의원이 민주당 후보와 맞붙을 경우 전남지사 선거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정현 전 의원은 28일 광주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갖고 “오는 4월 중순께 국민의힘 소속으로 전남지사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저는 보수 정당에서 호남의 정서와 호남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며 “호남에서 장기간 집권해 온 민주당에 맞서 전남의 획기적인 발전을 만들어내도록 하겠다”고 출마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선거에 임하는 전략으로 ‘탈 정당, 탈 이념, 탈 금품, 탈 네거티브’를 제시하고 “민주당 후보와의 제대로 된 정책대결을 통해 잘 사는 전남, 청년 일자리가 남아도는 전남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바른 정책대결을 위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전남에는 오지 마시도록’ 요청하겠다”며 “정치나 이념보다는 후보간 정책대결을 통한 경쟁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의원은 이번 광주시장선거에도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호남을 끌어안기 위해선 호남지역 주요 선거에도 후보를 내야 한다”며 “광주의 경우 김경진 전 국회의원이나 정승 전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같은 이들의 출마도 생각해봄직하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대구 달성군 사저로 돌아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도 내보였다. 이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님이 병원 앞에서 환히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뻤다”면서도 “헤어져 지하철을 타러 가면서 그동안 박 전 대통령님이 겪어야 했던 고초를 생각하니 울음이 터져 나오더라”고 전했다.
1년여 전 전남 곡성으로 주민등록을 옮긴 이 전 의원은 “광주·전남은 지난 30여년 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줬지만 지역민과 청년들이 힘든 것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4년 한 번만 지지 정당을 바꿔 전남발전의 터닝포인트로 삼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정현 전 의원은 곡성 출신으로 18대 비례의원을 거쳐 19대(곡성·순천 보궐) 와 20대(순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당대표에서 사임 후 2017년 새누리당을 탈당했지만 지난 2월 복당, 현재는 국민의힘 소속이다.
광주 홍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