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무직 노조 항변, 정의선 회장은 응답할까

MZ세대 사무직 노조 항변, 정의선 회장은 응답할까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1-06-03 20:56
업데이트 2021-06-0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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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불만’ 현대차 제2노조 면담 요청
‘소통 경영’ ‘기존 노조 반발’ 사이에 고민
오늘 시한… 사측 “아직 정해진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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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합니다. 6월 4일까지 답변을 주십시오.”

지난 4월 결성된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 노조의 상견례 요구에 정 회장이 답변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소통 경영’을 강조한 정 회장이 전격 응답할지, 아니면 무대응 전략을 펼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는 지난달 20일 회사 측에 정 회장과의 상견례를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 측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회사와 생산 방식의 변화에 따른 두려움 속에서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노동자 모두 물러설 수도 후퇴할 수도 없다. 노조 역시 손쉬운 퇴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퇴로가 없는 양 당사자의 만남이기에 더욱 소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입장을 공문에 담았다. 이에 현대차 측은 이날 “(정 회장이 응답할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사무직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창구인 생산직 중심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사무·연구직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며 지난 4월 공식 출범했다. 조합원 수는 500명으로 출발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존 노조가 ‘정년 연장’과 ‘성과급 인상’에 치중했다면, 사무직 노조는 ‘공정한 보상’을 받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사무직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교섭 단위 분리를 인정받지 않아 임단협에 나서진 못한다.

사무직 노조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가 기득권의 불공정과 불통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성과급 불만’이 동력이 됐다. 하지만 벌써부터 “퇴로는 없다”며 기존 강성 노조를 연상케 하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떼쓰기’ 구태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 회장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 역시 결과적으로 노조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세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답변을 하고 상견례에 응할 경우, 답변은 하되 상견례를 거절할 경우, 아예 답변을 하지 않는 경우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다. 정 회장이 사무직 노조의 요구에 응하면 ‘소통 경영’을 실천하게 되지만 4만 9000여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기존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불응하면 사무직 노조를 비롯한 젊은 직원들의 항변이 더욱 커지고, 정 회장의 소통 경영 철학에도 흠이 생길 수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2021-06-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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