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뇌 감염 사례는 적어...뇌 직접 공격 흔적 없어
면역체계 우회해 뇌신경계 염증과 혈관계 손상 유발
코로나19 사망자 뇌, 뇌졸중이나 염증성 신경질환 흔적과 유사
코로나19 바이러스 면역계 교란시켜 뇌신경계 간접 공격한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계를 교란시켜 염증반응을 일으켜 간접 공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 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 미의료사관학교, 미시건대 의대, 국립노화연구소, 미국방부 의무본부, 뉴욕 수석검시관실, 아이오와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뇌를 직접 공격하지 않지만 뇌신경계와 혈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구랍 30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NINDS 소속 한국인 의과학자 이명화 박사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3~7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19명의 뇌조직 샘플을 심층 검사했다. 검사에 쓰인 뇌조직을 제공한 코로나19 사망자는 5~73세까지 다양한 연령과 성별, 인종으로 구성돼 있다. 19명의 환자들 중 일부는 당뇨, 비만,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건강검진에 사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 기기보다 더 민감하고 출력이 높은 11.7테슬라 MRI로 후각신경구(olfactory bulb)와 뇌간(brain stem) 부위를 정밀 검사했다. 후각신경구는 후각정보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뇌간은 심혈관 기능과 호흡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뇌 부위이다.
또 연구팀은 현미경 관찰과 단백질 검출기술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물질을 찾아내는 실험도 동시에 진행했다.
고출력 MRI로 측정한 코로나19 사망자의 뇌
코로나19 바이러스 면역계 교란시켜 뇌신경계 간접 공격한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계를 교란시켜 염증반응을 일으켜 간접 공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 제공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계를 교란시켜 염증반응을 일으켜 간접 공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 제공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으로 구분되지만 많은 환자들이 극심한 두통, 섬망, 인지기능 장애, 현기증, 피로, 후각상실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염증과 혈관 손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들의 뇌에서 산소 부족으로 인한 손상 징후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뇌졸중이나 염증성 신경질환과 비슷한 형태의 다양한 손상 흔적을 관찰했다.
나빈드라 나스 NINDS 교수(신경계 감염학)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하기는 하지만 뇌 손상의 직접 원인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코로나19가 뇌 혈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단기적, 중장기적으로 어떤 증상을 유발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